연세대학교 경영연구소는 동남아 지역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화교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제 1회 동아시아 화인기업연구"
세미나를 지난 13일 연세대 알렌관에서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개념과 정의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엄연히 존재하는
중화경제권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을 통해 한국기업의 중국 및 동남아시장
진출을 돕기위해 마련됐다.

세미나에는 한국 타이완 홍콩등에서 14명의 학자들이 참여, 열띤 토론을
벌였다.

주요 참가자들의 주제발표내용을 소개한다.

< 편집자 >

-----------------------------------------------------------------------

<< 한국기업과 화인기업의 중국 직접투자 비교 >>

이두원 <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

중국정부는 지난 78년말 개방정책을 수립하고 80년에 남부해안의 4개
해안도시를 경제특구로 지정한 이후 현재까지 적극적으로 해외직접투자를
유치해 오고 있다.

이러한 중국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유치에 힘입어 중국은 세계 제1의
해외직접투자 유치국이 됐다.

작년 한햇동안 전세계적으로 행해진 해외직접투자의 약 11%에 해당하는
4백53억달러가 중국으로 유입됐다.

한국은 92년 중국과의 외교관계수립 이후 꾸준히 중국에 대한 투자를 늘려
오고 있으며 96년말 현재 중국으로의 투자는 약 27억달러다.

그러나 중국에 들어가는 외국인직접투자는 동남아시아의 화교자본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홍콩에서부터 행해진 투자가 전체투자의 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대만과 싱가포르 등의 화교국가들은 포함시킬 경우 전체 대중투자 가운데
70%이상이 화교자본에 의한 투자로 추정되고 있다.

화교자본은 80년대 중반이후 꾸준히 중국에 대한 투자를 증가시켜 왔다.

특히 90년대 초반이후 대규모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화교자본에 의한 투자는 한국기업들에 의한 투자에 비해 투자의 동기와
규모, 그리고 투자지역 등에 있어서 몇가지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우선 투자의 경제적 동기에는 한국기업과 화인기업들 사이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중국 내수시장의 무한한 잠재력과 값싼 노동력에
이끌려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러나 비경젝 요인에서는 차이가 나고 있다.

화인기업 가운데 특히 중국에서 이주해 온 이민 1세대들의 경우는
자신들의 고향에 기부하는 심정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많다.

중국인들은 이런 투자를 "감정투자"라 부르고 있다.

그러나 이런 감정투자의 경우 역시 중국 현지 관료들과의 인맥을 형성하기
위한 의도에서 전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다른 무엇보다도 화인기업들이 대중투자에서 얻는 가장 큰 장점은
문화적 동질성, 특히 동일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서구식 교육을 받아 중국문화에 대해 이질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2세대 화교들에게도 적용되며 대다수 화인기업들은 이를 큰 자산으로
인정하고 있다.

화인기업들과 한국기업들의 대중투자는 그 규모와 구성에서 역시 약간의
차이가 있다.

상대적으로 중국진출의 역사가 짧은 한국기업들은 아직 평균투자규모가
작은 편이다.

투자의 대상 산업 역시 노동집약적인 제조업에 주로 집중되고 있다.

또 화인기업과 한국기업들은 투자지역의 선택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화인기업들의 투자는 주로 광둥(광동)성을 중심으로 한 남부해안에 집중돼
있으며 점차 내륙쪽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반면 한국기업들의 투자는 베이징(북경) 톈진(천진) 등 주로 북동쪽에
집중돼 있으며 상하이(상해) 광둥 등으로 점차 남하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중투자의 성공을 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중의 하나는 올바른 현지화가
될 것이다.

한국기업들은 아직 단독투자를 선호하고 있으나 화인기업들은 중국 현지의
영향력 있는 국영기업들과의 합작을 통한 투자에 주로 의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기업들도 전자산업과 같이 내수판매의 필요성이 있는 기업들은
대부분 합작으로 통한 투자를 하고 있다.

특히 우리 기업들은 언어의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조선족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조선족을 통한 현지화가 가지는 한계성 때문에 일부 시행착오를
겪고 있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말해 중국시장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는 화인기업들에 비해 언어장벽과 경험부족 등으로 인해 다소
불리한 입장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중국시장을 소홀히 하거나 포기할 수는 없다.

과거 한국기업들은 철저한 사전준비없이 중국시장에 대한 막연한 동경으로
진출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실패도 허다했다.

그러나 철저한 사전준비와 전략적인 의사결정, 그리고 올바른 현지화의
노력이 뒤따른다면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곳이 또한 중국시장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