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일본적인 햄버거체인 ''모스바가'' ]

일본 제2의 햄버거체인인 모스바가(Mos Food Services)는 시장점유율 1위인
맥도날드와는 아주 대조적으로 인간적인 서비스전략을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즉, 맥도날드는 고객에 대한 응대.청소하는 법.메뉴.점포설계.조리.유니폼
등 점포운영에 관한 모든 것을 표준화.단순화.획일화하여 QSCV(quality,
service, cleanliness, value )를 실현한다.

반면에 모스바가에서는 종업원들이 손님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때로는
그들이 손님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며, 손님이 주문을 하면 그때부터
햄버거를 굽기 시작하고, 또한 고객이 보는데서 조리를 한다.

게다가 제품도 일본간장 등 일본에서 나는 재료를 많이 써서 상당히 일본
특유의 맛이 난다.

그 전형적인 것이 데리야끼바가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간적인 서비스가 붙는 대신 경쟁제품에 비해 값은 약간
비싸다.

그런데 긴자의 번화가에서 이러한 방식으로 햄버거집을 운영하기는 무척
힘들 것이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모스바가의 점포는 대체로 한길에서 떨어진 배후지나
주택가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

또한 맥도날드와는 달리 직원이 세명만 있어도 점포를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소규모의 점포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모스바가의 전략이 성공하려면 무엇보다도 서비스정신과 관리능력을
고루 갖춘 사람을 엄선하여 점포를 맡기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모스바가의 어느 우수점포는 주인부부가 하루 4~5시간밖에 안자면서
연중무휴로 운영하고 있다.

4~5평밖에 안되는 좁은 점포에서 이들은 이렇게 매일 열심히 일하면서
손님들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고 그것을 적당한 때에 잘 활용하는 등
인간적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모스바가의 이러한 운영방식은 서비스의 수준을 떨어뜨리지 않고
점포수를 늘리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모스바가로서는 이러한 인간의존형 경영전략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앞으로 가장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모스바가의 동남아에서의 경험은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1991년 대만에 첫 해외점포를 연 모스바가는 98년7월 현재 대만에 28개,
싱가포르에 7개, 그리고 상하이에 15개의 점포를 갖고 있으며, 지난 5월
쿠알라룸푸르에 말레이시아 제1호점을 열었다.

핵심품목을 말할 것도 없이 일본적인 맛이 나는 데리야끼바가이다.

이 가운데 대만과 싱가포르에서는 영업실적이 아주 좋아 회사는 궁극적으로
대만에서 100개 그리고 싱가포르에서는 20개의 점포를 운영하려고 한다.

또한 말레이시아의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쿠알라룸푸르의 점포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그러나 상하이에서는 거품이 빠지면서 매출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새 점포를 열 계획은 없다고 한다.

일본적인 특성을 살린 서비스전략으로 세계 최고의 햄버거체인인 맥도날드
와 맞서 싸우면서 해외에서도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는 모스바가의 경험은
우리에게도 많은 교훈을 준다고 하겠다.

유필화 < 성균관대 교수/경영학 phyoo362@hitel.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