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 하락과 신규 아파트에 대한 미등기 전매 허용등으로 아파트 중도금
대출이 크게 부진하다.

17일 건설교통부와 주택은행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실시된 제3차 중도금
대출실적이 이날 현재 6천5백18억원(2만5천9백84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
났다.

이는 총 지원금액 1조6천억원의 40.7%에 불과한 것으로 1차(2조2천2백억원)
2차(7천73억원)대출때 하룻만에 소진된 점을 감안하면 극히 저조한 수준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중도금 대출로 이미 3조원 가까이 지원돼 대출수요가 어느
정도 충족된데다 시중금리가 13%대로 떨어져 연리 12%인 정부자금의 메리트가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대출실적이 저조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대출한도도 중도금 대출부진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지원자금의 한도는 가구당 4천만원인 반면 은행이나 할부금융사 자금은
분양가의 절반까지 대출이 가능해 많은 자금을 원하는 수요자들이 시중 금융
기관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택산업연구원 권주안 박사는 "서울.수도권지역에서 전용면적 25.7평 규모
의 아파트 분양가가 대략 1억5천만~2억원이어서 대출한도가 최고 4천만원인
정부자금이 실수요자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한다"며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
도록 대출한도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등기전매 허용도 입주예정자들의 중도금 대출제도 이용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입주예정자들 입장에서는 분양권을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돈을 빌려 중도금을 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송재 대한주택건설사업협회 기획실장은 "분양권 전매가 불가능했을 때는
계약금과 이미 낸 중도금때문에 무리를 해서라도 중도금을 내야했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며 "분양권을 아무 제한없이 팔 수 있어 비싼 금리를
감수하고 중도금 대출을 받겠다는 입주예정자들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 송진흡 기자 jinh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