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개국한지 8년동안 같은 요일 같은 시간대에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온
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매주 토요일(오전 9시45분) 방송되는 "생방송 행복찾기"가 그것으로 SBS의
최장수 프로그램이다.

전문MC 최선규씨와 탤런트 김창숙씨의 진행도 처음 그대로다.

"행복찾기의 미덕은 유명인이나 연예인이 아닌 일반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을
이끌어간다는 점이죠"

지난해 6월부터 기획을 맡고 있는 신언훈 교양국 책임PD가 분석하는 장수
비결이다.

주부 대상 토크쇼에서 일반인들이 본격적으로 주역을 차지한 것은 8년전
"행복찾기"가 처음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이후 보통 사람들이 등장하는 프로그램이 한창 유행하다가 최근엔
시들해졌지만 "행복찾기"는 아직도 그 원칙을 고집스럽게 지키고 있다.

지난 1월부터 구성작가로 합류한 이혜진씨는 "약간은 촌스러워 보일수도
있지만 그만큼 인정미가 물씬 풍기는 것이 행복찾기의 매력"이라면서
"화장기 없는 얼굴에 비유하고 싶다"고 말한다.

억지스런 해프닝이나 오락적 요소로 웃음을 유발하기 보다는 시청자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춘다는 뜻이다.

지난주까지 방송된 것은 모두 3백47회.

그동안 임신한 아내를 버리고 떠난지 20년만에 돌아온 남편을 그의 딸이
용서하는 장면, 떡 방앗간을 하며 6남매를 억척스럽게 키워낸 부부의 이야기
등 감동적인 사연들이 줄을 이었다.

오는 21일에는 "이동 주부 발언대"란 코너를 신설, 주부들이 가슴 속에
담고있던 답답한 이야기를 마음껏 꺼내놓는 자리를 마련한다.

일산의 한 아파트촌에서 열리는 이번 발언대에서는 주부 한명을 선정,
소원을 풀어준다.

이어지는 2부 "짧은시간 긴얘기"에서는 여성 택시기사가 출연해 택시
안에서 지켜본 서민들의 삶의 모습을 진솔하게 전할 계획이다.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