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감독원 등 4개 감독기관이 합쳐 탄생하는 금융감독원이 내년 1월
출범을 앞두고 직급 조정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금융감독원 직급을 1등급에서 4등급으로
단순화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각 기관별 조정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감독원 보험감독원 증권감독원 신용관리기금 등 4개 감독기관의 현재
직급은 1급에서 5급까지 5단계로 나뉘어 있다.

직급 조정은 근속년수를 60%, 고과등 업무성적을 40% 감안해 결정키로 했다.

직급조정에 근속연수와 고과를 6대 4로 반영키로 함에 따라 근속년수가
같더라도 직급은 상대적으로 낮은 은행감독원 등 일부 감독기관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예컨대 은감원의 1급중에선 30년이상 일한 사람이 9명이나 되는 반면
신용관리기금 1급중에선 근속년수가 18년 밖에 안된 사람도 2명이있다.

또 은감원의 경우 2급중 근속년수가 가장 적은 사람의 근속년수는 20년이다.

이처럼 같은 직급이라도 근속년수에서 큰 차이가 남에 따라 인사에 형평성
을 높이면서 감독기관별로 피해를 최소화할수 있는 직급조정안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은감원노조(위원장 김필수)는 금감위가 마련중인 직급조정안이 인사정체가
상대적으로 심했던 은감원에 불리하다며 이날 오후 전직원비상총회를 열고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금감위 관계자는 직급보다는 어떤 일을 맡는냐는 직위(과장 국장)가 중요
한데다 간부들에 대해 연봉제를 실시하게돼 천편일률적인 직급의 의미가
약해지는 만큼 감독기관들이 기관이기주의에 집착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헌재 위원장은 "금감위안보다 더 좋은 안이 있으면 수용하겠다"며 4개
감독기관이 직급별로 대표를 뽑아 협의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 고광철기자 gw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