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산사는 적막하다.

행락객이 빠져나간 뒤 대웅전에서 피안을 갈구하며 수도하는 승려들과
불공을 드리는 신도들의 모습이 외롭다.

그래서 초겨울 산사여행은 관광이 아니라 수양하며 마음을 정리하는
만행이다.

공주 계룡산에 있는 사찰들은 이같은 분위기를 좋아하는 여행객들에게
안성맞춤이다.

갑사 신원사 동학사등은 서울에서 두시간이면 가는 짧은 거리에 있어
부담없이 찾을 수 있다.

귀중한 문화유산, 계룡산의 아름다운 풍광도 만날 수 있다.

<>갑사=계룡산 서쪽 자락에 자리잡은 갑사는 들어가는 길목부터 눈길을
끈다.

추갑사라는 단어도 이 길목에 서있는 나무들의 단풍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갑사로 가다보면 두군데 좋은 길을 지나게 된다.

첫째 길은 신원사로 길이 갈라지면서 시작된다.

은행나무가 4~5백m 계속되는 산길이다.

두번째는 매표소에서 대웅전까지 걸어서 가는 1km남짓의 산길이다.

여기에는 식물원이라고 불러도 좋은 만큼 온갖 종류의 나무들이 들어서
있다.

윤노리나무 쉬나무 풍게나무 회화나무 비목나무 고로쇠나무 왕쥐똥나무
떼죽나무등이 자태를 뽐낸다.

낙엽을 밟는 느낌도 색다르다.

이길을 거쳐서 나오는 갑사의 첫번째문은 해탈문.

이문을 지나면 계룡갑사라는 현판이 붙어 있는 강당이 나온다.

대웅전은 이강당 뒤에 자리잡고 있다.

대웅전 오른쪽에는 대적교가 있다.

그앞에서 공우탑을 만나게 된다.

이 탑은 옛날 절을 지을 때 목재를 나르다가 죽은 소를 기리기위해 만든
탑이다.

이밖에 갑사 부도(고승의 사리나 유골을 넣은 둥근 돌탑)도 있으며
철당간 지주, 동종 등도 눈여겨볼만하다.

사찰구석 큰 벌집도 눈에 띈다.

<>신원사=신원사에 국조신을 모시는 사당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묘향산 상악단, 지리산 하악단과 함께 계룡산 중악단이 여기에 모셔져
있다.

특히 태조 이성계가 상중하악단에 제사를 지내 국가보존과 왕권유지
천재지변을 극복하기위한 기도를 올렸다고 한다.

신원사는 사찰의 묘미보다 산신을 모시는 사당이 더욱 유명하다.

중악단 입구에 솟을 대문이 서 있다.

보통 사원과도 비슷한 모양으로 사천왕그림이 그려져있으며 왼편문만
열어 놓았다.

백제 의자왕때 지었다는 이사찰의 대웅전은 여러번 복원했다.

현재의 건물은 1875년 유명한 고승인 조연화상에 의해 지어졌다.

<>동학사=계룡산 동쪽 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동학사에서 계룡산을 넘어 갑사로 가는 길은 유명한 등산코스다.

이코스에는 오누이탑 은선폭포 용문폭포 금잔디고개등 명소들도 많이
자리잡고 있다.

동학사는 비구니승려들의 교육장소로 유명한 곳.

석가모니의 사리 3두3합이 소장되어있다는 천진보탑과 삼성각 숙모전
석탑등이 있다.

<>교통및 정보=공주에서 23번 국도를 타고 금강을 끼고 논산방향으로
10km정도 가면 계룡산국립공원이 나오며 갑사와 신원사가 들어가는 길이
있다.

공주에서 갑사까지 시내버스는 30분간격으로 운행하며 30분 걸린다.

유성에서도 직행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동학사는 고속도로를 통해 가면 편리하다.

유성인터체인지를 나오면 32번국도를 만난다.

이곳에서 641번 지방도를 따라가면 학봉초등학교 삼거리고 우회전해
올라가면 동학사입구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