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박태준 총재는 19일 "현재 정부가 4백50억달러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꿈만 같다며 정권을 인수했을 때 외환보유고가 바닥이 났다는
것을 확인했고, 절박한 심정으로 국가 부도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했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이날 총재취임 1주년 기념 오찬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올해
러시아가 모라토리움을 선언하는 등 최악의 국제환경도 불구하고 기업 국민
정부 등 경제 주체들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발등에 떨어진 불은 끌 수
있었다며 그러나 당분간 기업부도가 이어지고, 실업자가 증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위기의식이 덜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이 때문에 위기 극복 및 기업구조조정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총재는 "경제위기는 우리 민족이 과거 수년동안 "흥청망청"한 과소비를
한 것에서 출발했고, 이로 인해 가정 사회 질서 의식이 파괴되고 근면정신을
팔아치워 경제의 뒷다리를 잡았다"면서 이같은 총체적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서 제2건국운동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정치가 국민들에게 불신을 받는데 대해 "50년 만에 여야가 교체
되면서 민주적인 정권이 탄생했으나 총리인준 문제란 첫 단추를 잘못 끼운
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야당이 왜 총리인준을 지연시켰고,여당은 무슨 이유로 협상을 보다
적극적으로 하지 못했는가를 놓고 서로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김형배 기자 kh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