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데도 없는데 당장 일어나야지"

"한 2주 푹 쉬시죠. 30년만의 휴가인데"

만성뇌경막혈종 제거 수술을 받고 서울대병원에 입원중인 김우중 전경련
회장(대우회장)과 부인 정희자 대우개발 회장이 지난 18일 나눈 대화의 한
대목.

입원 첫날부터 좀이 쑤신 듯 퇴원날짜를 묻던 김 회장은 이날 "내가 누어
있을 이유가 없다"며 가족과 직원들에게 퇴원수속을 밟으라고 지시했다.

정 회장과 가족들은 바깥 날씨도 추운데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도
나쁠 것이 없다며 말렸다.

김 회장은 그래도 "일하는게 쉬는 것"이라며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

가족들끼리 옥신각신하자 병원측이 중재안을 내놨다.

즉시 퇴원을 할 수 있지만 주말께 퇴원을 해도 좋다고 했다.

김 회장도 의사 말에는 꼼짝 못했다.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나갈 수 있도록 하라며 지시내용을 바꿨다.

지난 67년 3월 창업한 이래 타의로 처음 갖게 된 "휴가"였지만 1주일을
못채우게 된 셈이다.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