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전문가들이 원화가치 전망치를 수정하고 있다.

달러당 1천3백10원대에서 움직이던 원화가치가 이번주들어 1천2백원대로
급등하는데 따라 나타난 현상이다.

외환딜러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원화가치 상승분위기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딜러들은 연말 원화가치 전망을 적게는 50원, 많게는 2백원까지도 높게
바꾸고 있다.

씨티은행 이범영 지배인은 20일 "연말 원화가치 전망을 1천3백50원으로
잡고 있었으나 1천3백원으로 높였다"고 밝혔다.

그는 "직접투자자금 뿐만 아니라 기업과 은행들도 보유달러를 시장에 내다
팔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환은경제연구소 신금덕 박사는 12월 평균 원화가치를 1천4백15원으로
봤으나 최근 1천3백30원으로 수정했다고 말했다.

신 박사는 현재의 원화가치 상승이 수급불일치 때문에 비롯됐으나 실물경기
와 동떨어진 것이어서 바람직한 추세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한국금융연구원 임준환 연구위원도 최악의 변수가 생기더라도 연말 원화
가치가 1천3백20원아래로 추락할 것 같지는 않다는 전망을 했다.

그는 종전에 1천4백원을 마지노선으로 제시했었다.

외환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하로 엔화가치마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원화가치 절상을 예상하는 심리가 시장에 팽배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산업은행 문성진 딜러는 "원화가치가 더 오를 것으로 보는 것은
직선적 분석의 결과"라며 "당국은 이번을 외환보유고 확충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화가치 급상승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에 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연 4일째 급등세를 기록,
1천2백63원에 마감됐다.

이는 지난 8월5일(1천2백63원)이후 최고치다.

원화가치는 전일 종가(1천2백87원)보다 높은 1천2백85원에 첫 시세를
형성한 후 내내 오름세를 탔다.

홍콩 싱가포르 등 역외선물환시장에서는 원화가치(1년짜리)가 일주일전에
비해 1백원 이상 오르는 강세를 나타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