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이 자금난과 관련된 루머 차단에 비상을 걸었다.

대우는 앞으로 악성 루머에 정면 대응키로 하고 20일 주력사인 (주)대우
장병주사장이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장 사장은 "올해 계열사 전체로 6천7백억원의 흑자를 낼 수 있으며 전체
자금운용상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또 "회사채 발행한도도 2조2천5백억 이상 남아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자금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자금난 루머에 시달리는 기업은 또 다른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해
공식적인 설명회를 갖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대우의 이날 간담회는
다소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대우 관계자는 "해외사업장이 많은 대우는 악성루머가 치명적이기 때문에
공식 해명키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무라 보고서는 정확한가=장 사장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대우의
자금악화설을 제기한 일본 노무라증권측이 "원문이 번역 유포되면서
보고서의 본래 취지와 다르게 내용이 전달돼 오해를 빚었다"는 해명서를
보내왔다고 설명했다.

"대우에 비상벨이 울리고 있다"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5대그룹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고 회사채 발행규제가 실시되면서 회사채 발행규모가
상대적으로 많은 대우의 자금난 가능성을 제기했다.

장 사장은 노무라가 분석대상으로 삼은 자료는 자유기업센터의 "98년
한국의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97년 기준 통계인데다 포함시켜서는 안되는
쌍용자동차(98년1월 공식인수)까지 집어넣어 분석이 왜곡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내용에 대해 재경부와 금감위에도 충분히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자금난 루머는 왜 나왔나=회사채와 기업어음(CP) 발행이 급신장한데
원인이 있는 것 같다는게 장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상반기 그룹 매출이 작년보다 44% 신장하고 수출도 30%의 신장률을
기록했으나 연초부터 기한부수출신용장(유전스L/C)과 인수도조건(D/A)
서류의 네고난으로인해 외상수출금이 월평균 18억달러 정도 쌓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자금수요가 늘어 이를 CP 발행으로 충당했고, CP발행이 제한을
받게 돼 회사채발행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란게 대우의 설명이다.

9월말부터 정부가 5대그룹의 회사채발행을 제한하자 시중에 "대우
자금난"설이 돌게 됐다는 것이다.

장 사장은 "대우가 CP와 회사채 발행 규모가 다른 그룹에 비해 많아
주목을 받은 것"이라며 "대우해체설 등도 여기에 기초해 증폭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연말을 버틸 자금은 있나=장 사장은 대우의 올해말 만기도래 CP가
2조원 규모지만 자금운용계획상 차질없이 상환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룹전체로도 회사채 발행한도가 2조2천5백억원의 여유가 남아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는 상반기에 쌍용자동차가 3천7백억원의 적자를 내 그룹전체로
1천8백억원 가량의 적자가 발생했으나 하반기들어서는 금리하락으로
금융비용부담이 대폭 경감되고 조선 가전 무역부문이 큰 폭의 흑자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출대금이 속속 들어오고 있어 자금운용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강조했다.

<>해외 사업장은 든든한가=해외부문에서는 지난해 11월 이후 신규투자를
동결한데다 새로운 자금수요가 거의 없으며 해외차입금도 올해 10월말
기준으로 만기연장(롤오버) 비율이 98%에 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측은 시중에 돌고 있는 해외사업장 루머도 대부분 근거가 전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시중에 "터키중장비 공장의 부도설"이 돌고 있지만 대우는
이런 공장을 갖고 있지도 않다.

<>루머를 없앨 대안은=대우는 앞으로 사업에 지장을 초래하는 루머에
대해서는 적극 해명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구조조정에 속도를 높여 루머 발생을 원천 차단을 계획이다.

장 사장은 늦어도 다음달초까지 대대적인 구조조정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올해말까지 GM측으로부터 외자유치와 관련한 답변을 받기로 했으며
자동차부품과 전자부문에서 외자유치협상이 활발히 진행되고있다"고
덧붙였다.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