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도쿄에서 열린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간
정상회담은 차거운 설전이 교환되는 토론의 장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합의 사항은 많지만 모두가 서로의 견해차를 숨기고 있는 "뼈가 있는"
합의라는 것이다.

합의사항은 크게 두가지 분야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다.

아시아 경제회복을 위해 일본이 내수경기 부양을 적극화하고 특히 북한의
핵관련 시설 사찰에 서로 협력하기로 한 점이다.

특히 북한 핵문제는 논의주제가 그대로 한미간 정상회담으로 연결될
전망이다.

경제문제와 관련한 어설픈 합의 뒤에서는 클린턴 대통령의 날카로운
비판이 베어있다.

그는 특히 일본이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무역자유화에 반대한 것을 공개적으로 비난해 주목을 끌었다.

이에 대해 오부치총리는 "총규모 24조엔규모의 긴급경제대책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3년만에 플러스성장을 실현하겠다"고 응수했다.

무역자유화 문제는 즉답을 회피했다.

북한 핵문제와 관련한 미일간 공조는 쌍방간에 분명하고도 심도있는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미사일 발사 문제로 발생한 미일간 견해차가 많이 해소되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자평이다.

이같은 양국간 합의는 한미간 정상회담에서 다시 확인될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내용

<>일본경제의 회복:클린턴 대통령은 일본측이 경기자극적인 예산을
편성토록 촉구했다.

재정적자를 다소 늘리더라도 내수 경기를 부양해달라는 요구가 분명히
전달됐다.

<>통상 분야:미국측은 일본의 경상흑자가 국내총생산(GDP)의 3%를 넘어서고
있는데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철강 수출에 대해서도 미국측의 불만이 전달됐다.

클린턴 대통령은 "열연강판의 수입이 전년대비 5배나 늘어났다"며
덤핑수출문제를 일본측에 제기했다.

그는 특히 최근 열린 APEC에서 일본측이 임수산물에 대해 관세철폐 불가
입장을 관철시킨데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북한핵사찰등 안전보장:클린턴대통령은 새로운 미일방위협력 지침
(가이드라인)과 관련한 법안을 내년 정기국회에서 통과시켜주도록 일본에
요청했다.

오부치총리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응답했다.

클린턴대통령은 북한이 핵문제에 전향적으로 대응할수 있도록 미일이
공동대처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오부치총리의 요구가 반영됐다.

<>반응및 평가

일본 정부측은 긴급경제대책 등을 내세워 미국측의 공세를 일단
차단시키는데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시장반응도 나쁘지는 않았다.

20일 도쿄외환시장에서는 "클린턴대통령이 추가경기대책을 요구할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엔매입이 급증, 한때 엔화가 달러당1백19엔대까지 올랐다.

1백10엔대진입은 9일만이다.

도쿄주식시장에서도 이날 닛케이평균주가(오전종가)가 1만4천7백17엔으로
전날에 비해 3백62엔이 뛰었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kimks@dc4.so-net.ne.j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