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시끄럽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비상계엄’이 선포되고,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하며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와 사법당국의 ‘내란죄’ 수사로 국민들의 편 가르기가 본격화됐다. 탄핵 찬성과 반대가 첨예하게 대립한다. 비상계엄에 동원됐던 군 장성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국회에서 국정조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고 있다. 대통령 체포영장의 집행과정에서도 체포에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이 관저 주변에서 상대방을 비난하며 자신의 주장을 반복해왔다. 우여곡절 끝에 현직 대통령이 내란죄로 체포되고 계엄선포 54일 만에 구속기소됐다. 매스컴은 여기에 ‘사상 최초’ 또는 ‘사상 초유’라는 수식어를 단다.각 정당과 검사, 변호사, 헌법재판관, 판사, 법학자, 목사, 군인, 장관, 대행 등이 서로 다른 의견과 논평으로 국민을 더 혼란스럽게 한다. 거기에 극우 유투버까지 가세해 말 그대로 백가쟁명의 논쟁을 벌이고 있다. 서로 자기만 옳다고 주장하고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은 적으로 간주하며 처단하자고 선동한다. 급기야 대통령 구속연장을 발부한 판사를 찾아서 법원을 아수라장으로 만드는 폭동까지 TV 생중계로 봐야했다.민주주의와 법치국가라는 현대적인 제도는 비상계엄과 탄핵정국에서는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다. 국제 신인도는 형편없이 떨어지고, 수출로 먹고사는 대한민국의 경제는 끝없는 추락을 경험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나라가 망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론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이게 나라냐’는 질문을 던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이 시점에서 봉건왕조 시대 인재등용 기준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죄 혐의 1심 재판을 담당할 서울중앙지방법원장에 오민석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사법연수원 26기)이 임명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을 맡았던 김시철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19기)는 사법연수원장으로 자리를 옮긴다.대법원은 다음 달 10일 자로 법원장 및 수석부장판사 등에 대한 보임·전보 인사를 단행한다고 31일 밝혔다. 같은 달 24일에는 고등법원 부장판사 및 고등법원 판사 등에 대한 인사도 예정돼 있다.윤 대통령의 형사사건 재판을 맡게 될 서울중앙지방법원장에는 오민석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보임됐다. 오 수석재판연구관은 2017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전담 판사로 근무하며 우병우, 조윤선 등 박근혜 정부 시절 주요 인사들의 구속영장을 기각해 주목받은 바 있다.사법연수원장에는 김시철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임명됐다. 김 부장판사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에서 노 관장의 손을 들어줬다. 김 부장판사는 언론법 전문가로, 2015년 한국언론법학회가 수여하는 제14회 철우언론법상을 받았다.이번 인사에서 대법원은 다시 고등법원 부장판사를 고등법원장으로 보임했다. 김대웅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19기)가 서울고등법원장으로 전보됐다. 김 부장판사는 1993년 수원지방법원 판사로 임관했다. 이후 서울고등법원 민사부 재판장으로 재직하며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항소심에서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다.대법원은 이번 인사에서 새로운 법원장 보임 제도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소속과 직위에 상관없이 사법부 구성원들의 의견을 폭넓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혐의 사건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을 심리하는 재판부에 사건을 배당해 본격 재판 절차에 돌입했다. 윤 대통령 측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대응을 병행해야 하는 만큼 보석을 청구할 것으로 전망된다.31일 법원은 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가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 대통령 사건을 배당받았다고 밝혔다. 형사25부는 '12·3 비상계엄' 주요 피고인들의 사건을 전담하는 재판부가 됐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김 전 장관을 비롯해 조지호 경찰청장·김봉식 서울경찰청장,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김용군 전 제3야전사령부 헌병대장 모두 형사25부에서 사건이 진행 중이다.형사25부는 대통령 사건 심리에 속도를 붙일 전망이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 역시 김 전 장관 등을 기소하면서 윤 대통령을 여러 차례 공범으로 적시했고, 계엄 전후 사실관계가 상당수 확인이 됐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다음 달 공판준비절차를 거쳐 3월부터 본 재판 심리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윤 대통령 측은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법원에 보석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통상 형사재판 피고인들은 공판준비기일을 제외하고는 정식 재판인 공판에 직접 출석하는 것이 원칙이다. 실제 청구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윤 대통령을 대리하는 윤갑근 변호사는 보석 청구 여부를 묻자 "아직 공소장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과 형사재판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대통령 측이 탄핵심판을 중지해달라고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 윤 대통령이 헌재 직접 출석 방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