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은 불안감을 불쾌한 감정이긴 해도 위협적이라고 느끼지
않지만 어떤 사람들은 심하게 겁을 먹어 불안감이 야기되는 상황이나 행동을
피하려고 애쓴다.

불안에 대한 감수성이 높은 사람은 심장이 두근거리면 심장마비가 생길
것이고 현실감을 상실하면 미치거나 자제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또 손발이 떨리면 사람들이 이를 비웃거나 무시할거라고 단정하면서
안절부절 못한다.

불안감수성은 성장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높아지는데 잘못된 관찰과 학습을
통해 그릇된 인식이 머리에 박힐때 형성된다.

예컨대 유년기에 부모가 스트레스로 인한 가슴통증에 놀라거나 현실감을
잃고 방황하는 모습을 오래도록 보아온 사람들은 이를 가슴깊이 새겨두는
경향을 띤다.

이런 사람들은 특히 공황장애에 취약하다.

공황장애는 익숙한 상황에서 난데없이 심한 불안 공포감을 느껴 불규칙한
심작박동 호흡곤란 흉부압박감 손발떨림 식은땀 등 순환기 호흡기 신경계
전반에 신체증상이 나타나는 정신질환.

최근 공황장애가 불안감수성을 높이고 동시에 불안감수성이 공황장애를
야기한다는 연구결과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런 상호간의 악순환은 신체증상의 강도를 고조시켜 공황발작에까지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고통받는 사람들은 이런 경험속에서 왜 증상이 나타나는지 감각이 없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증상이 나타난다고 믿는다.

예컨대 기립성저혈압 환자는 의자에서 일어나면 일시적으로 뇌혈류가
저하돼 어지러움을 느끼는게 당연한데 한번 어지럼증에 심하게 놀라게 되면
그 원인이 단순한데도 불구하고 공황장애를 느끼게 된다.

이처럼 어지럼증의 근원을 인식하지 못할 경우 웬만한 증상을 자연발생적
이고 예측불가능한 공황발작의 하나로 쉽게 간주해 버리게 된다.

공황장애환자는 이산화탄소밀도가 높은 극장 대합실 백화점 등 사람이
밀집한 장소에도 호흡곤란을 느끼고 커피를 마시거나 숨을 빠르고 깊게 쉬는
과호흡상태에서 공황상태에 빠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경향은 불안감수성이 높은 사람에게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공군사관생도 1천명을 대상으로 기초체력훈련을 시켜 심한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받게 한 결과 불안감수성이 높은 생도들이 공황장애 증상을
뚜렷이 경험했다.

불안감수성이 높은 사람에게는 인지행동치료가 유용하다.

불안과 관련된 감각이나 증상이 고통스럽지만 죽거나 재앙을 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반복교정 학습시키는 것이다.

이 치료는 불안감수성이 낮을수록 재발가능성이 낮아 예방적 치료가
가능함을 말해 준다.

< 서울중앙병원(하버드의대 협력의료기관) 국제교류지원실 제공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