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차게 던진 공이 핀을 모두 날려버리는 순간, 어렵고 힘들었던 일들은
단번에 사라지고 만다.

볼링은 그렇게 부담없이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대표적인
스포츠다.

"한화증권 볼링동호회"는 이런 느낌을 함께 나누며 활력을 얻자는 뜻에서
지난 80년대 중반 만들어졌다.

회장은 필자가 맡고 젊은 패기와 따뜻한 마음을 가진 박희순씨가 총무로
수고하고 있다.

동호회의 정기모임은 매달 셋째주 금요일 저녁, 마포의 "스포츠시티 볼링장"
에서 갖는다.

49명의 회원중 20명 내외의 볼링마니아들이 게임에 참여한다.

회원들은 20대 젊은 층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고참급 노장선수들도 많이 뛰고 있다.

주영건 전산팀 과장, 정태순 과장 등이 노익장(?)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멤버다.

특히 주 과장은 우리 동호회에서 가장 높은 애버리지를 보유하고 있다.

1백90대의 프로급 기량을 선보인다.

최고 기록 보유자는 감사팀의 차상학 대리.

다른 클럽의 친선대회에 개인적으로 참여해 2백60점이란 경이적인 기록을
올렸다.

그런데 실제 경기를 보지 못한 대부분의 회원들은 "설마"하며 못믿겠다는
투다.

"혹시 1백60점 아냐"라고 해 차 대리의 애를 태운다.

이밖에 열성파 여자 회원들이 많은 것도 우리 동호회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여회원들의 애버리지는 1백20점 정도.

남자 회원들보다 30점 가량 낮지만 절대 기 죽지 않는다.

한번 남자 회원들을 이겨보겠다는 투지는 정말 뜨겁다.

한화증권 볼링동호회의 강점은 뒷풀이에 있다.

게임이 끝난뒤 보쌈집에 가 소줏잔을 기울이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주식시장이 침체돼 의기소침해 있을 때는 서로 의욕을 북돋아 주고
동병상린의 마음으로 동료애를 발휘한다.

이 역시 우리 동호회의 존재이유중 하나가 되고 있다.

요즘 볼링이 비인기스포츠로 밀려나는 느낌이다.

그러나 우리 동호회는 꾸준한 연습과 팀웍으로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
실력을 쌓아갈 것이다.

누가 뭐라든 볼링에 대한 사랑은 변함없기 때문이다.

한기혁 < 한화증권 볼링동호회 회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