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도이체방크와 미국의 뱅커스트러스트는 23일 공동성명을 통해 양사의
합병이 성사단계에 이르렀다고 공식확인했다.

이에따라 조만간 도이체방크가 자산규모 8천억달러가 넘는 세계최대은행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두 은행은 공동성명에서 양측의 이사회가 그동안의 합병협상 내용을 긍정적
으로 검토중이며 오는 29일 승인여부를 최종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병방식은 도이체방크가 뱅커스 트러스트 주식을 주당 93달러에 인수하는
형태이고 총인수금액은 90억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두 은행의 합병은 양국 금융감독 당국의 승인절차 등을 거쳐 내년중반쯤
완료될 전망이다.

현재 도이체방크는 자산규모 6천7백40억달러로 독일내 최대은행이며
뱅커스트러스트는 자산규모 1천5백60억달러로 미국내 8위의 은행이다.

뱅커스트러스트를 인수하고 나면 도이체방크의 자산규모는 8천3백억달러에
달해 스위스의 UBS(7천8백90억달러)를 제치고 세계 최대은행이 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합병으로 양사 모두 자사의 취약점을 보완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시티은행과 트래블러스 합병이후 또한차례 "메가머저(초대형합병)" 붐을
불러 일으켜 국제금융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했다.

도이체방크는 뱅커스트러스트 인수로 지금까지 꾸준히 추진해 왔던 미대륙
상륙에 성공, 본격적인 세계시장공략에 나설 수 있게 된다.

또 그동안 취약했던 M&A를 비롯한 투자은행업무 분야에서도 사업을 대폭
강화할 전망이다.

한편 뱅커스트러스트는 이번 합병을 계기로 든든한 자금줄을 갖게 된다.

뱅커스트러스트는 올 3.4분기중 4억8천8백만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이번 합병은 또 국제금융시장에 메가머저 열풍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독일을 비롯한 유럽계 은행의 미국 시장 진출을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점쳐진다.

독일 드레스너방크의 경우 이미 미국 페인웨버그룹, 프랑스 소시에테제너럴,
스위스의 크레디스위스은행 등과 합병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 체이스맨해튼은행도 크레디스위스, 메릴린치, 레흐만브라더스 등과
합병을 위한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등 국제금융계의 짝짓기 행보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은행의 이름이 언제 또다시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