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예산을 편성하면서 구조조정 노력을 외면한채 공무원의 수당과
비정규직 보수, 정부관서 운영비 등을 오히려 증액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정부가 24일 국회에 제출한 "99년 예산안 심의자료 및 부속서류"에 따르면
정부의 내년도 인건비 총지출규모는 올해의 7조5천7백38억원보다 9.26% 늘어
난 8조2천7백56억원으로 책정됐다.

기본급(기말수당과 정근수당 등 상여금 성격의 급여 포함)은 올해 5조6천2백
2억원에서 내년에는 5조9천8백36억원으로 3천6백34억원(6.46%증액)이 늘어
났다.

수당의 경우 올해 1조7천5백18억원에서 내년에는 1조7천9백18억원으로
오히려 2%나 늘어났다.

공익근무요원 등 비정규직에 대한 보수항목도 2천17억원에서 1백47%나
증액된 5천1억원이 책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관서 운영비 항목에 포함된 물건비의 경우 외견상 3천39억원(3%)이
삭감된 것으로 돼있으나 복리후생비 항목에 숨어있던 공무원 체력단련비가
8천5백66억원이나 삭감된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물건비에 포함된 다른
항목은 대폭 증액된 셈이다.

올해 3백3억원 책정됐던 포상금 등은 내년에는 1천7백69억원이나 잡혀있어
불요불급한 선심성 예산이 은닉돼있지 않느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밖에 올해에는 없던 위탁사업비 항목 5백31억원이 신설됐고 공무원 여비도
불요불급한 출장 자제 지시에도 불구하고 2천6백80억원에서 48억원 가량
늘어난 2천7백28억원이 계상됐다.

정부는 인건비와 기본급 항목이 증액된 것은 올해 삭감된 상여금(기본급
항목에 포함된 기말수당 명목)이 내년에는 되살아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설명을 받아들이더라도 공무원 수당 항목이 올해 1조7천5백
18억원에서 내년에는 1조7천9백18억원으로 근 4백억원 가량 늘어난 점은
사회 전부문에 불고 있는 강도높은 구조조정 분위기와는 동떨어진 것이라는
지적이다.

< 김남국 기자 n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