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공업평균지수가 지난 23일 전날보다 무려
2백14.72포인트나 올라 사상 최고수준인 9,374.27포인트로 마감한 것은
여러모로 되새겨 볼만한 일이다. 도이체방크가 BTC를, 그리고 AOL이 네트
스케이프를 각각 인수한다는 소식이 주가급등의 직접적인 계기라고 하지만
지난달 8일 7,500선까지 폭락했던 다우지수가 불과 한달반만에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역시 초점은 국제금융시장이 얼마나 안정될 것이냐는 점과 세계
경제의 경기동향인데 이점에서 볼때 상황은 아직 유동적이라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미국 연준리(FRB)가 세차례에 걸쳐 금리인하를 단행함으로써 불안
심리가 많이 풀린 것은 사실이며 덕분에 주가가 급등한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이밖에 일본의 금융회생법안 통과 및 브라질에 대한 IMF의 4백50억달러 지원
결정도 낙관적인 장세전망을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동남아 러시아 중남미 등의 외환위기 및 경기급랭이 일단 진정됐다
고는 하지만 급한 고비를 넘겼을뿐 국제금융불안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에는 아직 이르다. 잇따른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미국으로 몰린 국제자본이
쉽사리 신흥시장으로 환류하지 않고 관망세를 보이는 것이 단적인 증거다.
게다가 내년초 유러화 출범에 따른 영향이 미지수인 탓도 적지않은 것 같다.
이밖에도 일본경제가 여전히 침체된데다 미국 실물경제의 하강세가 뚜렷해
세계경제의 활황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정부는 지금부터 뉴욕증시의 과열이 불러올 두가지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과열뒤의 주가급락으로 국제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아 신용경색 현상이 심화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미국에 쏠린
국제자본이 신흥시장으로 급격히 유입되는 일이다.

당연히 두번째 경우가 바람직하지만 국제자본의 유입속도가 너무 빨라도
우리경제의 안정을 크게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당장
지난 10월에 6억1천만달러, 11월들어 최근까지 4억1천만달러가 국내증시에
유입되자 이달 17일까지 달러당 1천3백원선을 오르내리던 환율이 불과 1주일
만에 1천2백40원선으로 급락했다.

물론 최근의 원화환율 급락에는 외자유입 뿐만아니라 한국경제가 경기저점
을 지나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 탓도 있다. 어쨌든 원화환율
이 단기간에 급락하는 것은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수출증대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자칫 외자유출을 부추기지 않을까 걱정된다.

지금 우리 형편은 당장 올해말에 IMF자금 28억달러 상환을 망설이는 실정
이다. 따라서 수출위축 및 외자유출을 막기 위한 환율안정 및 외환수급 대책
을 서둘러 검토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외환시장에서의 달러매입을 통한
외환보유고 확충 및 외채상환일정 재조정 등을 망라해야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