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관리체제 1년여.

경제불황 여파로 어느날 실직자가 됐거나, 대졸생들이 취업을 못해 실업자
아닌 실업자가 수두룩하다.

이로 인해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동시에 겪어야 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신체 불구 또는 정신 장애인, 돌봐 줄 가족이 없는 아이들이 바로 그들이다.

하나은행 임직원들이 만든 모임중에는 이런 사람들을 돕기 위한 봉사동아리
가 있다.

하나은행 전신인 한국투자금융 시절부터 뜻있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자리매김 돼 온 "소망회"가 그것이다.

현재 3백50명의 임직원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한다.

회장은 필자가 맡고 있다.

우리는 서울과 경기도 8곳의 사회복지시설을 정기적으로 찾아 도움을 주고
있다.

그중 한곳만이 사회복지법인이고 나머지는 복지법인이 되기에는 재정과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곳이다.

서울 정릉 "은총의 집"과 강원 영월 "요셉의 집"은 고아들을 위한 시설이다.

양재동의 "작은 둥지"는 몸이 불편한 할머니 35분이 계신 곳이다.

지하1층에 있어서 지난 여름 수해를 입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응암동에 있는 "벧엘의 집"은 목사님이 장애인 20여명을 돌보는 곳이다.

경기 고양의 "희망맹아원"은 역시 맹인인 목사님이 꾸려나간다.

우리는 매달초 지급받는 교통비와 식대에서 1인당 3천원씩 일괄적으로
공제해 회비를 만든다.

이 돈으로 7곳에 후원금을 지원한다.

또 경남 거제도의 애광원은 연말에 1번씩 찾아가 돕는다.

윤병철 회장과 김승유 행장도 매년 기부금을 전하는 등 전 임직원들이
특별한 관심과 배려를 쏟고 있다.

올해는 보람은행과의 합병을 앞두고 실시한 명예퇴직으로 회원이 연초보다
70명 가량 줄어들었다.

그러나 명예퇴직하면서 적지 않은 돈을 기부한 직원도 있었다.

또 "아나바다" 운동으로 수익금을 적립해 다행히 지원활동이 위축되지는
않았다.

다음달에 회원으로 가입하겠다는 신청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다시 예전
수준으로 회원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추워지는 날씨가 염려스러워 이번 주말엔 희망맹아원을 찾을 생각이다.

너나 할 것 없이 따뜻한 마음을 보태주는 직원들의 사랑을 아이들에게 듬뿍
전할 것이다.

김종준 < 하나은행 임원부속실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