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규제완화 시안 발표로 그린벨트 땅값동향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그린벨트 해제 등에 따른 기대심리가 큰 것으로 전망
하고 있다.

주요 지역의 그린벨트 부동산 시장 동향과 향후 전망을 긴급 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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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수도권 ]

<> 서울 은평구 진관내.외동

서울 은평구 진관내.외동과 구파발일대는 개발제한구역중 가장 대표적인
곳이다.

주민들의 그린벨트 해제민원이 줄기차게 제기돼온 것은 물론 집을 지을 수
있는 대지가 많아 해제에 따른 기대심리가 다른 곳보다 높다.

은평구 일대 그린벨트 땅값은 IMF 이후에도 소폭이나마 상승세를 보였다.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과 가까운 구파발동 일대 대지는 평당 2백50만~
3백만원, 북한산성길 방향 진관내동 대지는 2백만~2백50만원으로 최근
20만~30만원 상승했다.

현지 부동산가는 이곳이 그린벨트에서 해제되면 비슷한 주거여건을 갖춘
인근 갈현동 불광동의 대지 값에 근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불광동 등의 대지값은 평당 3백만~4백만원선이다.

<> 서울 강남구 세곡동.자곡동

그린벨트 조정시안이 발표됐지만 서울의 대표적인 그린벨트지역인 자곡동
세곡동 일대는 별무반응이다.

여전히 거래는 뜸하고 시세는 바닥이다.

이 지역 전답은 평당 50만원, 대지 3백50만~4백만원에서 꿈쩍도 않고 있다.

오히려 그린벨트지역이 3년간 토지거래허가지역으로 묶인다는 소식에 투자
분위기는 더 얼어붙었다.

이곳 주민들은 소문만 요란했지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알맹이는 없다는
실망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 거래가 거의 없는데 새로운 규제까지
들어왔으니 부동산경기가 풀리는 것은 기대난이라는 분위기다.

<> 하남.구리

매수세 매도세 모두 사라지고 있다.

이는 양자간에 입장이 달라서다.

한쪽은 해제에 따른 지가상승 기대감으로 들떠 있는 반면 다른 한쪽은
어디가 풀릴지 몰라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급카페와 음식점이 밀집해 있는 미사동의 경우 대로변은 평당 1백20만~
1백30만원선을 줘도 사기 힘들 정도였다.

그러나 한강을 끼고 있는데다 미사리조정경기장과 가까워 그린벨트 해제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소문이 돌면서 거래가 끊어진 상태다.

신장동 창우동 풍산동 등 기존 시가지와 가까운 43번 국도변에는 매물이
급속히 회수되고 있다.

호가는 대지가 평당 90만~1백만원, 전.답이 평당 30~60만원으로 보름만에
평당 10만원이 올랐다.

구리시 일원은 서울 강동구와 가까운 아천동과 과천동의 집단취락지구내
대지가 조금 움직일 정도다.

가격은 평당 30만~50만원으로 최근 한달 사이에 평당 10만원이 올랐다.

<> 과천.의왕

그린벨트가 90%이상을 차지하는 과천.의왕시 땅값 동향은 한마디로
"정중동" 상태다.

과천시의 경우 땅값이 지난 7,8월 한차례 상승한이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경관이 좋고 교통이 편리한 과천동 대지는 평당 3백만~4백만원, 문원 갈현
주암동일대 대지는 평당 1백50만~2백50만원을 호가한다.

이는 지난 상반기보다 10~30%가량 오른 상태다.

전.답도 위치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평당 80만~1백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의왕시는 거래두절속 매입문의만 간헐적으로 들어오고 있다.

땅값도 지난 10월과 비슷한 상태다.

그린벨트는 주로 포일동 왕곡동 청계동 내손동 부곡동일대에 위치해 있다.

주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왕곡동 부곡동일대 땅값이 가장 높아 대지의
경우 평당 1백만~1백50만원, 전답이 평당 15만~50만원으로 지난 상반기보다
20%안팎 올랐다.

그러나 필지규모가 크고 3억원이상의 덩치 큰 매물이 대부분이어서 거래는
별로 없다.

[ 지방 대도시 ]

<> 부산 대저1.2동 =그린벨트 해제가 거의 확실함에도 불구하고 거래
자체가 위축돼 있다.

중개업소나 원주민들은 정부의 그린벨트 조정방침에 잔뜩 기대를 걸었으나
외지인들의 구매의사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강서구 대저2동의 경우 경매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작년말 평당 50만원
하던 것이 30만원에도 팔리지 않고 있다.

도로와 멀리 떨어져 있는 절대농지도 지난해 평당 10만원에서 최근 5만원대
로 내렸으며 2만~3만원대 매물도 흔하지만 거래실적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 부산=김태현 기자 hyun11@ >

<> 대전 =송강택지개발지구 인근지역인 유성구 봉산동 946일대 밭은 평당
15만~25만원선.

올초 평당 10만원선보다 50~1백50% 올랐다.

개발가능성이 낮은 지역도 평당 5만~7만원선으로 전보다 2만~3만원 상승
했다.

아직 활발하지는 않지만 간혹 매매가 성사되는 등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 지방중소도시 ]

도시 전역의 그린벨트 해제가 유력한 청주 춘천 진주 등 지방소도시의
경우 일단 관망세가 지배적이다.

경기가 워낙 침체돼 수요가 많지 않아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해제방침이 구체화되면 구입문의가 늘어날 것이라는게
현지 중개업소의 분석이다.

서울에서 차로 2시간 거리인 청주시의 경우 도로와 가까운 대지가 평당
30만~50만원, 전답이 평당 10만~3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거래는 주거용지의 경우 60~70평이하, 농지의 경우 3백평이하 등 소규모
필지 위주로 간혹 이뤄지고 있다.

춘천시는 그린벨트 지역과 비 그린벨트 지역간 땅값 차이가 별로 없어
이번 발표에도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있다.

시세는 도로변 임야가 평당 2만~3만원, 전답이 평당 15만~30만원을 호가
하고 있지만 비싸다는 인식이 팽배해 거래가 드물다.

통영시는 그린벨트 지역내 임야는 평당 4천~5천원대로 시세가 형성돼
있으며 전답은 평당 10만~20만원선이다.

그러나 그린벨트가 해제된다고 하더라도 도심지와 가깝거나 도로와 접해
있어 활용 가능한 지역이 많지 않아 지가상승은 어렵다는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진주시는 매물이 나와도 팔리지 않는 등 시장 자체가 막혀 있는 상태.

건교부 발표이후 문의전화는 가끔 있으나 시세나 상황을 물어보는 것이
고작이다.

호가는 임야가 평당 3만~4만원, 전답이 평당 10만원선이다.

다른 지역과는 달리 제주는 최근 한달동안 땅값이 10% 정도 올랐다.

그린벨트 해제소문이 돌면서 급매물을 제외하곤 매물이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현지인과 외지인의 문의가 많아지면서 제주시 인근지역 전답이 평당 50만~
80만원, 임야는 평당 10만원까지 치솟는 등 단기급등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 사회2부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