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재 < 충남대 언어학과 교수. 역학연구가
cjseong@hanbat.chungnam.ac.kr >

우리의 전통 속에서 삼신이 가리키는 바는 대략 두가지로 나누어진다.

첫째는 국조이신 환인, 환웅, 그리고 단군왕검의 세 분 삼성을 일컫는
것이다.

요즈음은 환자를 으뜸 혹은 큰 것을 의미하는 본래 소리인 한으로 읽자는
운동이 있는 것으로 안다.

둘째는 옥황상제의 명을 받아 인간세상에서 아기를 점지하는 일과 해산을
주관하는 신을 일컫는다.

후자의 경우, 삼신할머니 혹은 산신이라고 부른다.

삼신할머니에 대한 우리들의 기억은 꽤나 정답다.

집안 가신 서열 1위인 성주신 다음을 차지하는 삼신할머니는 아기의 포태와
출산 뿐 아니라 대략 15세까지의 양육을 담당하고 있다고 믿어진다.

구체화된 표상은 바가지에 쌀을 담고 한지를 접어서 덮은 다음 명주실등
으로 고정시킨 것이다.

자손 번창과 관계가 있으므로 산모가 아기를 낳은 방에 두는 경우가 많다.

이를 삼신단지혹은 삼신바가지라고 한다.

숫자 3과 어떤 관련이 있을 듯하나, 태의 우리말이 삼이고 그 술어형인
삼기다에서 유래했다는게 유력한 설이다.

삼신에 대한 기원은 아기를 점지해 달라는 기원의 형태로 시작되지만
실질적으로는 아기를 낳은 후부터 이루어진다.

아기를 낳으면 곧 흰밥과 국을 각각 한 그릇씩 장만, 삼신상을 차려
신에게 바치고 영아의 명복과 산모의 건강 회복을 기원한 후 산모가 먹는다.

삼신을 위하는 목적은 일차적으로 산모의 젖이 풍족하고 유아의 건강을
비는데 있었다.

삼신제의는 아기가 태어나고 첫이레,두이레,세이레때 하루 세번(아침, 점심,
저녁) 아기의 무병장수를 비는 뜻에서 삼신에게 흰밥과 미역국을 올린 다음
산모가 먹는다.

또 백일날 아침과 돌날 아침에도 삼신상을 차려 삼신께 먼저 빌고,
그 음식을 산모가 먹는다.

이때는 흰밥과 미역국외에 정화수와 애기시루(삼신시루:시루떡)가 추가된다.

제의 주관자는 시어머니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