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2천년대 사이버시대를 앞두고 성의 남용이 빚어지는 가운데 이의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열린 제5차 서울아시아성학회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개최 첫날인 25일 오전9시부터 건강한 성을 통해 완전한 건강을 추구하고
인간 본연에 내재된 왕성한 호기심을 풀어보려는 3천여명의 관중이 본사
사옥에 마련된 특별전시장을 찾았다.

국내최초로 마련된 성풍속전부터 내로라하는 국내 중견화가 19명이 그린
누드화 등 60여점도 전시돼 풍성한 볼거리가 마련된 이행사는 시선이 닿는
길마다 참가자들의 눈을 붙잡아맸다.

프라카시 코타리 인도성교육협회장은 "여러 차례 성교육 관련 국제학회에
참가해봤지만 이렇게 간편하고 쉽게 성에 대한 모든 것을 정리해놓은 행사는
처음 본다"며 "성건강에 매우 도입이 되는 대중적 행사"라고 평가했다.

에드윈 옌 아시아성학회회장(대만)은 "행사가 거듭될수록 풍성해지는 이
행사가 급변하는 사회상황에서 성에 대한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며 "성학자들의 활동적 역할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엘리 콜먼 세계성학회장(미국)은 "평등 신뢰 존경이 바탕에 깔린 남녀관계가
새로이 정립돼야 할 시점"이라며 "이번 행사를 준비한 서울아시아성학회 조직
위와 한국경제신문사의 노고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박용정 한국경제신문사장, 로렌스 스미스 한국화이자사장, 박용상
대회장 등 내외빈 30여명은 개막식 테이프커팅을 끝내고 전시장을 둘러보면서
진귀한 전시품에 감탄을 자아냈다.

특히 주강현 민족문화유산연구소장이 큐레이터로서 참가한 성풍속 전시장에
서 "우리 조상들이 이런 성생활을 했구나"하는 표정으로 호기심을 감추지
못했다.

국내최초로 시도되는 성풍속전은 신라시대 토우, 전국 팔도에 산재한
남근석 및 여근석, 조선시대 신윤복 김홍도 최우석 등 풍속화가가 그린 춘화
등 시대적 성상징물을 전시한 프로그램으로 이처럼 한곳에 모이기는 이번
행사가 처음이다.

대한가족계획협회에서 일하다 최근 퇴직한 임종욱(의학박사.전문의)씨는
"성을 금기시하고 터부시하는 사람일수록 사생활이 문란한 경향이 있다"면서
"우리의 성문화가 그동안 너무 많이 왜곡돼있었던 만큼 이를 바로잡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형기 성학회조직위원장(연세대 의대 교수)은 "그동안 성이라면 구석에서
키득거리고 내숭떠는 문화가 우리사회에 깊이 박혔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밝고 건강한 성이 자리잡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건전한 성으로 건전한
사회를 이루고 성공적인 인생을 이루자"고 강조했다.

< 정종호 기자rumba@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