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성학회에 다녀봤지만 이번처럼 대중적이고 학술적으로도 풍성한 행사
는 처음입니다"

엘라이 콜먼 세계 성학회회장(미 미네소타대학 교수)은 25일 한국경제신문사
에서 개막된 제5차 서울아시아성학회 참관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그는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이해 우리의 성교육 및 성문화는 건강과 인권에
초점을 맞춰 재정립돼야 한다며 이번 행사가 그런 흐름을 잡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금세기의 인류는 제3의 성혁명을 맞고 있습니다. 다가올 천년에 대비해
사회 교육 경제 등 각 분야에서 일어나는 급속한 변화를 읽고 이에 대비한
성교육 및 성관련 제반문제에 대한 연구가 시급합니다. 그 한 예로 앞으로는
여성의 상대적 지위가 상승할 것이고 부모 자식간의 유대관계가 예전같지
않으며 대중매체가 성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할 것입니다"

그는 첫번째 성혁명으로 1920년대에 일기 시작한 전세계적인 여성해방을
꼽았다.

두번째 성혁명은 1960~70년대에 나타난 불임치료(시험관 아기)의 획기적
발전, 성병치료의 발전, 피임법 확산, 파필로마바이러스(비위생적 성교를
통해 감염되며 자궁암을 일으킴) 규명, 에이즈 등장 등 의학발전과 성의식
변화에 따른 각종 조류를 들었다.

마지막으로 텔레비전 비디오테이프 유선방송 위성방송 인터넷 등을 통해
성이 남용되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또는 맞이할 제3의 성혁명
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따라서 이런 급변하고 사회 곳곳에 확산돼있는 성문화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생의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평생 성
교육이 이뤄져야한다고 콜먼 회장은 강조했다.

그는 반포르노 운동이 최근 주춤하고 있는 것은 인터넷 등 여러 미디어를
통해 전파되는 포르노를 도저히 막을 수 없기 때문이라며 이를 규제로 막으
려는 것은 손으로 햇볕을 가리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결국 제대로 된 성교육이 이뤄져야 성의 황폐화와 남용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꿀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새로운 2천년의 성교육은 "원하는 정보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돼야 한다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식의 기존 성교육은 이제 버려야
한다고 피력했다.

"새 시대의 성모럴은 성적 역할에 바탕을 두고 결혼을 통해 후손을 기르는
기존관념에서 벗어나 부부 상호간의 책임의식, 사랑의 기쁨, 인격적 성장,
성관계의 투명성 등에 초점을 두는 방향으로 재정립될 것입니다"

< 정종호 기자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