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차입금을 갚으면 외환보유액이 모자라는건 아닌가.

외환수급상으론 일단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게 정부의 분석이다.

내달중 만기가 돌아오는 IMF 차입금 28억달러를 갚아도 외환보유액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얘기다.

가용외환보유액을 현재(4백60억달러) 수준으로 유지하면서도 상환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내년이다.

내년중에도 IMF 차입금만 40억달러 정도를 갚아야 한다.

1월18일 10억달러, 2월17일 10억달러, 5월29일 9억5천만달러, 8월29일
4억7천만달러의 상환이 기다리고 있다.

또 금년말 들어올 IMF 차입금 10억달러중 5억달러를 내년말 갚아야 한다.

그러나 재정경제부는 이들 차입금을 상환연장하지 않고 갚아 나가더라도
외환수급은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중 외화가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종합 추정하더라도 약 80억달러
정도의 순유입이 생긴다는 주장이다.

내년에 나갈 돈을 먼저 따져보자.

우선 IMF 차입금 40억달러를 포함해 국제기구로부터 차입한 돈 97억달러를
상환해야 한다.

또 올초 뉴욕협상에서 만기연장한 38억달러 등도 갚아야 한다.

이것만 합치면 약 1백35억달러다.

기타 국내기업과 금융기관의 단기외채(현지금융 포함)중 4백90억달러
정도가 내년에 만기 도래할 예정인데 이중 90% 정도가 롤오버(만기연장)
된다고 치자.

그러면 50억달러정도만 갚으면 된다.

내년중 빚 갚는데만 1백85억달러가 소요되는 셈.

물론 나가는게 이것만은 아니다.

해외직접투자 규모를 1백억달러로 가정하면 약 2백85억달러가 국내에서
빠져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들어올 돈을 보자.

일본수출입은행 차관 30억달러가 대기중이다.

또 IMF 차입금도 20억달러가 더 들어온다.

경상수지는 2백억달러의 흑자가 예상된다.

여기에 주식과 직접투자분을 올해보다 다소 늘어난 1백20억달러정도로
잡으면 총 3백70억달러 정도가 유입된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약 2백85억달러가 나가고 3백70억달러가 들어오면 80억달러 정도의
순유입이 발생한다는게 재경부의 계산이다.

물론 외화순유입분이 모두 가용외환보유액으로 쌓이는 것은 아니다.

국제금융시장이 돌발적인 요인으로 혼란에 빠질수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이 상환을 미루고 외환보유액을 늘리라는 지적도 그래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 정도만 외화가 순유입된다면 큰 문제가 없다는게 정부의 분석
이다.

내년중 가용 외환보유고는 4백50억달러 밑으론 절대 떨어지지 않고 5백억
달러에 육박할 것이라고 재경부는 내다봤다.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