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희 전 내무부장관이 한국의 꽃문화를 집대성한 "꽃으로 보는 한국문화"
(전3권 넥서스)를 펴냈다.

꽃문화의 역사.문화적 의미뿐만 아니라 우리의 미의식과 민족의 애환이
배어있는 화목의 특성을 정신문화사적으로 집약한 책이다.

사진도 1천여장이나 실려 있다.

첫권에는 사랑 기원 등을 나타내는 꽃의 상징과 각종 문헌에 비친 한국인의
미의식, 세시풍속과 꽃의 상관관계 등이 담겨 있다.

2권에는 예술과 정원에 나타난 꽃문화, 꽃에 얽힌 일화.설화 등이
역사인물들과 함께 소개돼 있다.

전통 꽃꽂이가 삼국시대부터 시작됐다는 설명도 들어있다.

3권에는 복숭아꽃 살구꽃 진달래 모란 등 우리 민족과 가까운 14종의
화목을 정리했고 꽃과 관련된 민속문화도 다양하게 수록했다.

평생을 공직에 근무한 그는 바쁜 일과 중에도 10년동안 꽃을 찾아 전국을
헤맸다.

꽃문화와 관련이 별로 없을 것같은 그가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떻게 하면 국토를 아름답게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래서 식물학 문학 민속학 꽃꽂이 조경 등 관련지식과 자료를 얻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국내 전문서와 고서를 샅샅이 뒤지는가 하면 일본에까지 가서 닥치는대로
정보를 얻어냈다.

이렇게 해서 전문가들도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한 역작이 탄생했다.

그는 "지식인들조차 꽃문화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도시공원과 주택정원도 양식이나 수종선택에서 맹목적으로 서구화를 좇아
전통의 아름다움을 살리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