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를 살리기 위해 이색적 마케팅을 시도하는 기업이 많다.

금강산관광이라는 국민적 관심사를 활용,북한상품전을 열기도 하고
금간산여행적금이란 금융상품을 팔기도 한다.

엄마용 분유, 발에 바르는 화장품 등 역발상제품으로 틈새시장을 파고드는
기업도 있다.

패션.음료업계는 과감하게 원색 상품을 내놓아 젊은이들의 시선을 끌고,
주류업계는 "어려울 때일수록 건강을 지켜야 한다"면서 애주가들의 손목을
당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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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건강은 영원히 화해할 수 없는 적대관계일까.

술을 팔아야 하는 주류 업체와 술 없이 못사는 애주가들의 발목을 동시에
붙잡는 것은 바로 건강문제.

적당히 마시면 숙면효과를 가져오지만 지나치면 건강을 해치는 주범이 바로
술이기 때문이다.

소주업체들은 애주가들의 건강심리를 자극하는 마케팅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숙취해소에 좋다는 아스파라긴산은 건강 마케팅의 단골메뉴다.

콩나물에서 추출된 아스파라긴산은 알코올분해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주업체들은 이에따라 아스파라긴산을 첨가한 기능성 저도 소주를 잇달아
선보이며 기존 소주와는 차별화된 제품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최근 진로는 기존 소주보다 알코올 도수를 2도 낮추고 아스파라긴산을
첨가한 순한소주 "참진이슬로"를 새로 선보이며 적극적인 시장공략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진로는 이 제품이 업계 최초로 대나무숯 여과공법을 채택, 맛이 한결
부드럽고 순수하다는 점을 집중 홍보중이다.

대나무숯 여과로 주정의 잡미와 제조용수의 불순물을 완벽하게 제거해 마실
때 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또 섭씨 1천도의 고온에서 구워낸 대나무숯은 음주로 인해 손실된 신체의
미네랄을 보충시켜주는 효능이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경북의 금복주, 부산의 대선, 경남의 무학 등 영남소주3사도 일찌감치
알코올도수를 기존 소주의 25도에서 23도로 낮추고 아스파라긴산을 넣은
숙취제거 저도소주를 출시,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덕분에 영남소주 3사의 전국 시장점유율은 올들어 30%선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의 16%선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이다.

주류공업협회에 따르면 금복주가 지난 8월 70만상자(3백60, 30병 기준)를
팔아 전국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의 5.7%에서 10.9%로 높아졌다.

이 기간중 무학주조의 시장점유율도 지난해의 7.6%에서 8.4%로 상승했다.

대선도 7.8%에서 8.2%로 올라갔다.

이처럼 아스파라긴산을 첨가한 저도 소주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술을 마시면서도 건강을 염려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읽어낸 주류 업체
들의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기때문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