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을 일찍 끝내면 대출금리가 낮아진다"

한화 두산 대상 등 구조조정을 일찌감치 끝낸 대기업그룹 계열사를 중심
으로 종금사를 상대로 대출금리를 인하해 달라고 요구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부채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경영정상화에 대한 자신감을 얻은데다
최근들어 신용경색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이같은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한화 두산 대상그룹 계열사들은 거래중인 종합금융사에 연 18%대인 기존
대출금리를 낮춰줄 것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신용위험이 크게 낮아진 만큼 기존 금리를 그대로 물리는 것은 부당하다는게
이들 기업의 입장이다.

특히 지난 10월말 구조조정 우수기업으로 선정돼 김대중 대통령 초청의
청와대 만찬에 참석한 기업들의 금리인하 요구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종금사들도 대상 두산 한화 등 경영내용이 좋은 기업이 발행한 기업어음
(CP)이나 대출금의 만기가 돌아오면 금리를 낮춘 뒤 기간을 연장하고 있다.

이에따라 두산 대상그룹 계열사 등 우량기업이 발행한 CP 거래도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할인율도 올 상반기에 비해 최고 7%포인트 이상 떨어진 연 10~11%선에서
형성되고 있다.

한화 계열사의 CP 할인율이 연 12% 안팎까지 하락했고 쌍용 계열사의 경우
도 연 15%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재 삼성 현대 LG 등 5대 그룹과 롯데그룹 계열사만 연 9.0~10.0% 전후
에서 CP할인이 이뤄지고 있다.

반면 구조조정작업이 진행중인 상당수 기업들은 CP 할인을 통한 자금조달이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가능하더라도 18% 안팎의 고금리를 부담하고 있다.

유재복 나라종금 상무는 "두산 한화뿐 아니라 쌍용 계열사들이 최근들어
CP 할인율 등 대출금리를 낮춰 달라고 요구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이들
계열사에 대해선 과거처럼 리스크 프리미엄(위험가산금리)을 과다하게 부과
하기 어려워 기업의 이같은 요구를 수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종금사 관계자는 "금융기관 입장에서도 당장의 수익보다는 향후
거래관계를 위해 신용도가 오히려 중요할 수 있다"며 "신용만 확실하다면
대출금리는 얼마든지 조정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김수언 기자 soo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