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이 국제기준을 적용해 국책은행에 대해 경영진단을 벌인 결과 5대
그룹 계열사중 상당수 기업여신이 비정상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26일 "40여개에 달하는 5대그룹 거래업체중 일부 빅딜대
상업체와 사업전망이 불투명한 비주력기업 등 10개안팎의 기업에 대한 여신
이 비정상여신으로 분류됐다"고 말했다.

비정상여신 기업에는 자동차업종에서 2개사를 비롯 호텔 전자 항공업종에서
각 1개사씩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일부 퇴출기업에 대한 여신도 비정상여신으로 분류됐다.

회계법인은 또 모그룹 계열사들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으나 은행측이
담보상태 등을 설명하며 이의를 제기해 조정작업을 진행중이라고 한 관계자
는 밝혔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받는 기업에 대한 여신을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
실 등 고정이하로 분류했다.

부채비율이 2백%이상이거나 연속적자를 기록한 기업들에 대한 여신도 요주
의이하로 판정됐다.

회계법인 적용한 국제기준은 담보나 연체여부보다는 현금흐름에 따른 상환
가능성을 중시하는 새 여신건전성 분류방안이다.

이 기준은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간 합의에 따라 내년 하반기에 시험적
으로, 2000년부터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경영진단결과는 국제기준이 적용될 경우 은행에는 엄청난 충당금적립
부담을, 재무상태와 사업전망이 좋지 않은 기업에게는 추가적인 금리부담이
나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안겨줄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행 은행감독원기준에 따르면 비정상적인 여신은 부도 법정관리, 3개월이
상 연체업체에 대한 여신중 손실발생이 예상되나 손실액을 정확히 알 수 없
는 "회수의문", 회수할 수 없는 게 확실해 손실처리가 불가피한 "추정손실",
담보처분을 통해 회수가능한 것으로 예상되는 "고정"여신으로 분류된다.
또 연체 등이 발생하면 요주의가 된다. 허귀식 기자 window@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