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술 < 미래산업 사장 MSCHUNG@mirae.co.kr >

열네살 먹은 소피 암젠이라는 소녀에게 어느날 발신인이 없는 편지 한 통이
날아든다.

거기엔 다음과 같은 질문이 적혀 있다.

"너는 누구냐"

얼마 있다가 또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다시 하나의 질문.

"세계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한참 있다가 도착한 세번째 편지에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라는 내용이 씌여 있었다.

노르웨이 철학교사가 쓴 책인 소피의 세계에 나오는 얘기 한 토막으로
설교시간에 목사님으로부터 들은 내용이다.

이들 질문은 누구나 고민하는 문제다.

어쩌면 사람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생을 몸부림치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또 사람의 힘으로는 이 문제를 영원히 풀수 없을는지도 모른다.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겐 이들 질문 못지 않게 진지한 질문이 또 하나
던져져 있다.

"단군이래 최대의 경제난국을 헤쳐나갈 방안은 무엇인가"

여기에 대해 갖가지 처방이 나오고 있다.

학자는 학자대로 정치인은 정치인대로 관료는 관료대로 처방전을 내놓는다.

구조조정과 외자유치 빅딜등.이런 것들도 물론 위기를 헤쳐나가는 방안이
될수는 있다.

하지만 이들은 줄기나 가지를 치료하는 차원일뿐 보다 근본적으로 뿌리까지
치유하는 방안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더욱 중요한 것은 도덕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다시말해 각 분야가 도덕경영에 나서는 것이다.

이땅에서 성공하려면 적당히 사기꾼이 돼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전체적으로 어지러운 상태에서 나만 홀로 독야청청해서 무슨 수로
살아남느냐는 자조섞인 소리도 많이 들린다.

소위 "정치"를 잘해야 돈도 벌고 사업도 성공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과연 이런 식으로 운영해서 잘 된다면 이는 그야말로 큰일이다.

일시적으로 잘 될 수는 있어도 결코 영속적일 수는 없다.

이는 비단 기업경영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국가경영도 마찬가지다.

"선한 것이 곧 경쟁력"이라는 도덕경영이 뿌리내리지 않는한 모든 것은
모래위에 지은 집과 같을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