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메이저인 엑슨과 모빌이 지난 1911년 회사 분할을 실시한 후 87년만에
다시 결합해 세계 최대규모의 석유화학업체로 재탄생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6일 미국 최대 석유업체인 엑슨과 2위인 모빌이
합병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보도했다.

합병금액이나 조건등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M&A(기업인수및 합병) 사상
최대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내용은 빠르면 다음주초 발표될 전망이다.

엑슨의 주식 싯가총액은 1천7백60억달러로 로열 더치 쉘(1천9백50억달러)에
이어 세계 2위다.

모빌은 6백10억달러로 4위.

따라서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주식싯가 총액기준으로 세계 최대 업체가
된다.

그러나 모빌과 액슨의 결합의 의미는 단지 덩치가 가장 크다거나 거래규모가
사상최대라는 데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두회사는 지난 1911년 독점금지법에 걸려 스탠더드 오일 트러스트라는
단일회사에서 분할되어 성립된 회사들이다.

업계가 주목하는 점은 이들 독립회사들이 다시 결합을 추구해야 할 만큼
현재 석유업계의 경영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석유업계는 끝도 없이 떨어지고 있는 기름값등 최악의 경영환경을
맞고 있다.

석유회사들은 피나는 원가절감을 노력을 하고 있지만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다.

결국 모빌과 엑슨은 합병을 통해 중복투자요소를 제거하자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원래 하나였던 이 두 회사의 합병이 가져올 시너지 효과는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원가를 절감하는 동시에 양측의 특장점을 살릴 수 있게 됐다.

액슨의 강점은 세계 1백여 나라에서 생산하고 있는 석유화학제품이다.

모빌은 기름과 가스생산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세계 25곳에 정유시설도 운영중이다.

원재료인 기름이나 가스를 뽑아낸 뒤 가공해서 완제품을 만드는 "전방위
생산시스템"이 구축된다는 결론이다.

두 회사가 하나로 뭉침으로써 석유화학업계의 M&A바람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영국 브리티시피트롤리엄과 미국 아모코가 이미 지난 8월 합병, 세계
3위로 부상해 있는 상태다.

이같은 대형업체간 합병은 중견업체들의 세불리기도 부추길 것이 분명하다.

미국 케르맥기와 오릭스에너지, UDS와 필립스피트롤리엄, 시걸에너지와
오션에너지의 합병이 구체화되고 있는 게 그 증거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