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체계적인 국가홍보 절실 .. 윤태희 <회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윤태희 < 미국 한국경제정보센터 회장 >
지난 1년 반 동안 동아시아를 휩쓴 경제 위기는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
키며 아직도 가라앉을 줄 모르고 있다.
한국의 경우 비록 경상수지 환율 금리 등의 거시경제 지표가 부분적으로
환란이전의 수준을 되찾았지만 실물 부문은 그야말로 형해화돼 있는 상태다.
대외 부채는 말할 것도 없고 기업들의 엄청난 채무가 국가 경제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금융기관과 기업들은 대규모 부실에 허덕이고 있고, 이로 인한 대량 해고는
유례없는 실업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싫으나 좋으나 상당한 액수의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유치하지 않고는 난관을 극복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증권시장을 통한 외국인 투자는 늘고 있어도 국내 기업
들에 대한 FDI는 아직 미약한 형편이다.
기아자동차에 대한 공개입찰에 참여할 의사를 비췄던 미국 포드사가 막판에
포기했던 데서 알 수 있듯, 외국 자본의 입장에서 아직 한국은 투자 환경이
제대로 갖춰져있지 않기 때문이다.
외국 자본이 한국 투자를 주저하는 이유는 물론 대상이 될 만한 기업들이
충분치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에 못지 않게 우려되는 것은 한국이 추진하고 있는 개혁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외국 자본의 실망도 적지 않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정부가 아무리 구조 개혁을 소리 높여 외쳐본들 개혁 의지와 실현성에
관한 외국 투자자들의 신뢰는 높지 않은 게 현실이다.
특히 이른바 빅딜, 부실한 은행 간의 무리한 합병, 방향이 분명치 않아
보이는 기업 워크 아웃, 대기업들에 대한 마구잡이식 부채비율 인하요구
등등 외국인들이 쉽게 소화할 수 없는 뉴스들이 난무하고 있다.
여기에 고질적인 한국 공무원들의 권위행정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부정적
인 인식과 기업들의 불투명한 경영행태까지 겹쳐 한국에 대한 투자를 망설이
게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외국인 직접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이들 "병목 요인"들을
바로잡는 것이 우선 처리해야 할 순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시급한 것은 한국 정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일련의 개혁프로그램에
대한 "비전"을 설득력있게 외국 투자자들에게 제시하는 일이다.
외국인에 대한 부동산 시장 개방, 금융계를 포함한 산업 전분야의 정리
해고제도 도입, 과다 부채를 안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여신제한 등 한국
정부가 그동안 이뤄온 개혁 조치 중에는 상당한 의미를 지닌 것들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문제는 이들 개혁 성과가 체계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국가 홍보(sovereign IR)의 체계적 관리가 결여돼
있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래 숱한 정부 고위인사들이 뉴욕 런던 등의 해외 거점금융도시로
날아가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설명회나 로드쇼 등을 열었지만 오히려 참석자
들에게 실망만 안겨준 경우가 허다했다.
월가 등의 "프로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 만한 실력을 갖춘 사람들이
그만큼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저 한국정부가 내놓은 몇가지 지표만 갖고 앵무새처럼 장밋빛 설명만
늘어놓는 일부 현지 금융브로커들에게 로드 쇼나 설명회의 진행을 의존하고
있는 게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런 식의 설명회라면 굳이 비싼 외화를 낭비해가며 열 필요가 없다.
인터넷 등을 통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각종 뉴스와 관련 자료 등으로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 워싱턴 등 미국에서 열린 각종 한국 관련 세미나에 빠짐없이 참석하며
느낀 필자의 소회로는 보다 효과적이고 적극적인 국가 홍보 시스템을 개발하
는 일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예컨대 민.관 공동으로 전문가 집단을 총동원해 한국 경제에 관한 작은
홍보팀을 만드는 것이다.
이 전문 홍보팀을 통해 집중적인 단기 준비 기간을 거친 후 대외 활동에
나섬으로써 월가 등의 "프로"들에게 설득력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대만 싱가포르 등 동아시아의 경쟁국들은 물론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들도
과거 이같은 홍보 시스템을 가동해 외국인 직접 투자를 유치하는 데 상당한
효과를 거둔 바 있다.
갈수록 격랑이 거세지고 있는 세계 경제의 혼돈 속에서 한국에 주어진
"벼랑 탈출"의 마지막 기회는 시간이 그리 길게 남아있지 않다.
"내실"을 바탕으로 한 총력 국가홍보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7일자 ).
지난 1년 반 동안 동아시아를 휩쓴 경제 위기는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
키며 아직도 가라앉을 줄 모르고 있다.
한국의 경우 비록 경상수지 환율 금리 등의 거시경제 지표가 부분적으로
환란이전의 수준을 되찾았지만 실물 부문은 그야말로 형해화돼 있는 상태다.
대외 부채는 말할 것도 없고 기업들의 엄청난 채무가 국가 경제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금융기관과 기업들은 대규모 부실에 허덕이고 있고, 이로 인한 대량 해고는
유례없는 실업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싫으나 좋으나 상당한 액수의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유치하지 않고는 난관을 극복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증권시장을 통한 외국인 투자는 늘고 있어도 국내 기업
들에 대한 FDI는 아직 미약한 형편이다.
기아자동차에 대한 공개입찰에 참여할 의사를 비췄던 미국 포드사가 막판에
포기했던 데서 알 수 있듯, 외국 자본의 입장에서 아직 한국은 투자 환경이
제대로 갖춰져있지 않기 때문이다.
외국 자본이 한국 투자를 주저하는 이유는 물론 대상이 될 만한 기업들이
충분치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에 못지 않게 우려되는 것은 한국이 추진하고 있는 개혁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외국 자본의 실망도 적지 않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정부가 아무리 구조 개혁을 소리 높여 외쳐본들 개혁 의지와 실현성에
관한 외국 투자자들의 신뢰는 높지 않은 게 현실이다.
특히 이른바 빅딜, 부실한 은행 간의 무리한 합병, 방향이 분명치 않아
보이는 기업 워크 아웃, 대기업들에 대한 마구잡이식 부채비율 인하요구
등등 외국인들이 쉽게 소화할 수 없는 뉴스들이 난무하고 있다.
여기에 고질적인 한국 공무원들의 권위행정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부정적
인 인식과 기업들의 불투명한 경영행태까지 겹쳐 한국에 대한 투자를 망설이
게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외국인 직접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이들 "병목 요인"들을
바로잡는 것이 우선 처리해야 할 순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시급한 것은 한국 정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일련의 개혁프로그램에
대한 "비전"을 설득력있게 외국 투자자들에게 제시하는 일이다.
외국인에 대한 부동산 시장 개방, 금융계를 포함한 산업 전분야의 정리
해고제도 도입, 과다 부채를 안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여신제한 등 한국
정부가 그동안 이뤄온 개혁 조치 중에는 상당한 의미를 지닌 것들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문제는 이들 개혁 성과가 체계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국가 홍보(sovereign IR)의 체계적 관리가 결여돼
있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래 숱한 정부 고위인사들이 뉴욕 런던 등의 해외 거점금융도시로
날아가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설명회나 로드쇼 등을 열었지만 오히려 참석자
들에게 실망만 안겨준 경우가 허다했다.
월가 등의 "프로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 만한 실력을 갖춘 사람들이
그만큼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저 한국정부가 내놓은 몇가지 지표만 갖고 앵무새처럼 장밋빛 설명만
늘어놓는 일부 현지 금융브로커들에게 로드 쇼나 설명회의 진행을 의존하고
있는 게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런 식의 설명회라면 굳이 비싼 외화를 낭비해가며 열 필요가 없다.
인터넷 등을 통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각종 뉴스와 관련 자료 등으로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 워싱턴 등 미국에서 열린 각종 한국 관련 세미나에 빠짐없이 참석하며
느낀 필자의 소회로는 보다 효과적이고 적극적인 국가 홍보 시스템을 개발하
는 일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예컨대 민.관 공동으로 전문가 집단을 총동원해 한국 경제에 관한 작은
홍보팀을 만드는 것이다.
이 전문 홍보팀을 통해 집중적인 단기 준비 기간을 거친 후 대외 활동에
나섬으로써 월가 등의 "프로"들에게 설득력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대만 싱가포르 등 동아시아의 경쟁국들은 물론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들도
과거 이같은 홍보 시스템을 가동해 외국인 직접 투자를 유치하는 데 상당한
효과를 거둔 바 있다.
갈수록 격랑이 거세지고 있는 세계 경제의 혼돈 속에서 한국에 주어진
"벼랑 탈출"의 마지막 기회는 시간이 그리 길게 남아있지 않다.
"내실"을 바탕으로 한 총력 국가홍보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