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김치 맛은 저장방식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양념을 푸짐하게 넣어 담은 김치라도 저장을 잘못하면 제맛이 나지 않는다.

예전에는 항아리에 담아 땅속에 묻어두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아파트생활이 보편화되면서 새로운 저장법이 필요해졌다.

김장독을 묻어둘 땅이 없기 때문이다.

김치를 저장하기 전에는 적당히 숙성시켜야 한다.

숙성 방법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먹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꺼내 먹는 시기에 따라 하루 내지
닷새 가량 섭씨 10~15도에서 숙성시킨다.

신 김치를 좋아하는 가정, 곧 꺼내먹을 김치의 경우엔 충분히 숙성시킨뒤
저장한다.

식구들이 신 김치를 싫어한다면 한나절이나 하루만 숙성시켜도 충분하다.

김장김치 저장 온도는 섭씨 5도 이하가 좋다.

가장 손쉬운 저장법은 냉장고에 넣어두는 것이다.

옹기에 김치를 담고 국물이 위로 올라오도록 꼭꼭 눌러 냉장고에 넣어두면
그만이다.

이때 김치가 공기와 맞닿지 않도록 비닐로 입구를 막은뒤 뚜껑을 닫아야
한다.

김장독 대신 비닐봉지를 이용하기도 한다.

슈퍼마켓에서 파는 김치포장용 비닐봉지에 김치를 담아 냉장고에
넣어두어도 오래토록 맛이 변하지 않는다.

다만 냉장고에는 많은 양을 보관할 수 없는 점이 흠이다.

요즘에는 아이스박스를 이용하는 가정이 많다.

비닐봉지에 넣은 김치를 아이스박스에 담아 문밖에 내놓으면 겨우내 좋은 맛
을 유지한다.

물론 아이스박스는 햇빛이 들지 않는 그늘진 곳에 두어야 한다.

비닐봉지에 담겨진 김치를 하나씩 꺼내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으면 편리하다.

이 방법은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많은 양을 저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물론 돈이 있으면 "김치냉장고"라든지 진공항아리 등을 사서 보관하면
더할나위 없이 바람직하다.

김치의 종류에 따라 원하는 숙성 정도를 택하면 잘 익은 맛, 덜 익은 맛,
표준맛 등을 유지해준다.

만도기계의 딤채, 삼성전자의 김칫독, 키친아트의 맛깔김치독 등이 있다.

단독주택 가정에서는 전래방식대로 정원이나 뒷뜰을 파서 땅속에
묻어두는게 가장 좋다.

옹기는 뚜껑을 굳게 닫아도 공기가 통하게 되어 있다.

이 옹기에 김치를 넣어두면 서서히 발효하면서 김치 고유의 맛을 낸다.

당장 꺼내먹을 김치는 냉장고에 보관하고 설(구정)이후 먹을 김치는 땅에
묻어두는 것도 바람직하다.

< 김광현 기자 k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