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과 보람은행은 27일 각각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두 은행간 합병을
승인했다.

합병비율은 하나 3.9231대 보람 1로, 합병은행의 이름은 하나은행으로
결정됐다.

합병은행 초대행장으로 선임된 김승유 하나은행장은 "합병은행을 자산규모
2~3위의 대형 선도은행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행장은 선도은행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현재 고소득층 중심인 개인예금
고객을 중산층으로까지 넓히고 대출대상도 대기업 위주에서 우량 중견
중소기업으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보험 투신 리스 뮤추얼펀드 등 2금융권 기관을 설립하거나 해당 업종
최고의 업체와 전략적인 제휴를 맺어 고객들에게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그의 다짐도 고객 저변을 넓혀 나가려는 합병 은행의 전략과
그 궤를 같이한다.

김 행장은 그러나 점포망을 늘리는 방법등을 통해 외형을 키우는 대형화
전략은 펼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현금자동지급기 등 무인점포만으로도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현재
2백80개 정도인 합병은행 점포를 구태여 늘리지 않겠다"고 그는 설명했다.

김 행장은 또 "내년 상반기 예정된 증자를 통해 IFC(국제금융공사) 등으로
부터 외자를 도입하면 자본금도 더욱 커져 고객들이 은행의 안전성에 대해
의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행장은 특히 부실채권 방지등 리스크관리에 신경을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심사및 여신관리를 전담하는 리스크관리 본부를 별도로 독립시키고 기업
금융센터로 모든 여신업무를 일원화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앞으론 금리가 크게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철저한
자산운용관리로 5년 이내에 수익성면에서 국내 1위인 은행이 되겠다"는
의욕도 보였다.

합병과정에 진통이 많았다는 지적에 대해 김 행장은 "구자정 보람은행장
께서 끝까지 흔들리지 않고 서로간 신뢰를 바탕으로 합병을 추진했기 때문에
성공할 것으로 믿었다"며 모든 공을 구 행장에게 돌렸다.

그는 또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모으기 위해 출신은행을 가리지
않고 능력과 업적에 따라 인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