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빈민가 할렘이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대낮부터 할 일 없이 거리를 어슬렁거리던 부랑자나 노숙자들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성한 유리창 하나 없이 몇십년째 버려진 건물들이 즐비했던 거리의 모습도
바뀌고 있다.

모퉁이마다엔 흉물같은 건물을 부수고 새건물을 짓는 공사가 부산하다.

할렘에 불고 있는 이같은 변화는 뉴욕시 당국의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 덕분이다.

"범죄 소굴"이라는 국제적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할렘과 뉴욕의 불명예를
씻는 데는 이 지역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는
결론에서였다.

시 당국은 이를 위해 할렘 지역에 대한 자본투자를 적극 유치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곳에 들어오겠다는 기업은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자 연방 및 주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지원에 나섰다.

우선 할렘 동부지역을 공단(manufacturing zone)으로 선포하고 이곳에 투자
하는 외부기업들에 대해 획기적인 조세감면 등의 특혜를 주기로 했다.

예컨대 연방정부는 이 지역에 진출하는 기업이나 업소에 대해서는 종업원
1인당 연간 3천달러씩 세금을 감면해주고 세금부담없이 채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특혜를 베풀었다.

뉴욕 주정부는 종업원 1명을 새로 고용할 때마다 7백50~1천5백달러의
소득세를 감면해주는 한편 건물의 신개축 등에 쓴 자금에 대해서는 세금을
환급해주기로 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또 25년간 재산세를 면제해주고 입주후 12년 동안 전기요금은 30%, 가스
사용료는 20%씩 할인해주기로 했다.

지방과 중앙정부의 이같은 적극적인 할렘 되살리기 노력은 마침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올해초 뉴욕 플로링이라는 건자재 업체가 할렘공단에 종업원 53명 규모의
공장을 세웠다.

할렘에 공장이 신축되기는 61년 이후 처음이었다.

이밖에도 담배 아이스크림 등 제조업체들도 할렘진출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동할렘 상공회의소의 헨리 캘더론 회장은 "세계 곳곳에 "메이드 인 할렘"의
상품이 퍼져나갈 날도 멀지 않았다"고 감격해하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의 "EMJ 플랜"이 거둔 작은 결실 중의 하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