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총리는 28일 아시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일본측에
"아시아통화기금(AMF)" 구성을 제의했다.

김 총리는 이날 가고시마현 시로야마호텔에서 가진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와의 양국 총리회담에서 "아시아 지역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3천달러
규모의 아시아통화기금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의했으며 이에 대해
오부치 총리는 "잘 알겠다"고 답변했다고 문봉주 외교부 아태국장이 전했다.

김 총리는 그러나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아주 기초적인 생각을 얘기한
것이며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해 같이 연구해 보자는 뜻이었다"고 설명
했다.

또 일본 신문들의 "3천억달러 기금제의" 보도와 관련, "일본이 3백억달러를
조성, 지원한다는 계획에 대해 "0"을 하나 빠뜨린 것이 아니냐고 오부치
총리에게 농담을 했다"며 "내가 3천억달러 규모의 AMF를 제안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일 양국은 총리회담에 이어 28일 열린 각료간담회에서 한.일 신경제
협력기구(NIEP)를 양자 및 다자간 경제문제를 폭넓게 협의하는 포괄적인
경제협의체로 격상시켜 내년 중 서울에서 1차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또 다음달 2일 일본 대장성 대표단이 한국을 방문, 재경부 등과 일본의
아시아 금융지원 계획인 "미야자와 플랜"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협의를
벌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다음달 5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일 민관 합동투자촉진 회의에
요사노 가오루 통산상이 직접 참가하기로 하고 양국간 투자협정(BIT) 체결을
위한 실무협의를 빠른 시일에 갖기로 했다.

이규성 재경부장관은 다나가키 사다카즈 대장성 정무차관과의 회담에서
일본이 수출입은행을 통해 한국에 지원키로 한 30억달러 규모의 차관 공여를
계약절차 등이 끝나는 대로 조속히 지원해 준다는데 합의했다.

박태영 산자부장관은 요사노 통산상과의 회담에서 산업자원부와 일본
통산성이 주축이 돼 한.일 슈퍼 엑스포를 추진키로 하고 이를 위해 소위원회
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 이성구 기자 s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