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불황을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시장에서 만회하자"

포항제철이 국내 철강수요가 급감하자 중국 베트남 등 고성장 국가의
현지합작 법인을 이용한 불황타개 전략을 적극 펴고 있다.

이같은 포철의 해외수출 강화전략은 빨간불이 켜진 수출전선에서 성공적인
해외시장 개척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포철이 올해 생산예정인 철강제품 규모는 작년보다 5% 줄어든 2천5백30만t.

이중에서 내수는 작년보다 35.5% 감소했다.

하지만 수출은 45.4% 정도 늘어났다고 포철은 밝혔다.

포철은 "국내 철강수요는 자동차 건설 가전경기의 침체로 급감했다"며
"그러나 해외 현지공장에서 사가는 수출물량의 증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해 올해 1조원이상의 수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국내시장 탓에 울뻔 했던 포철이 해외시장 덕분에 웃을 수 있게 된 것.

포철이 특히 외환 금융위기를 겪은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의
수출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눈길을 돌린 지역은 중국과 베트남.

이들 국가는 올해 5%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어서 철강수요가
꾸준하기 때문.

올 상반기 포철의 중국 철강제품 수출(68만6천t)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9% 늘어났다.

특히 냉연강판의 수출량은 작년보다 70%나 증가했다.

올 1~9월 중국내 7개 합작공장이 수입한 냉연코일 등 원자재도 15만2천t에
이른다.

포철 베이징 사무소 김동진 상무는 "세계 2위의 철강 소비국인 중국을
일본 동남아 시장과 더불어 주력시장의 하나로 관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수출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철은 지난 80년대에 불어닥친 <>후발철강국의 수출확대 <>국내 철강
물량의 공급과잉 <>국내 인건비상승 등 철강산업환경 변화에 신속 대응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90년대 초반부터 중국시장을 공략해왔다.

중국시장은 개방 가속화에 따라 잠재력이 워낙 컸다.

포철은 중국을 화동.화북.화남의 3대 거점으로 권역화했다.

적기 투자를 본격적으로 추진,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해 수출시장을
조기확보했다는 평가다.

경제개발작업이 한창 진행중인 베트남에선 포철과 베트남 철강회사의
합작사인 포스비나(양철판), VPS(철근), 비나파이프(아연도금판)가 동남아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흑자경영을 하고 있다.

호치민(옛 사이공)시 인근에 위치한 포스비나의 경우 한국의 새마을운동처럼
베트남 농촌지역의 지붕개량 바람을 타고 92년 설립이후 6년째 대규모 흑자를
기록.

포철은 이같은 경영실적에 힘입어 합작설립시 투자한 1백95만달러의
"본전"을 이미 뽑고도 남았다.

베트남 현지에서도 외국자본투자사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포스비나 한철호 부사장은 "설립이후 생산에 필요한 모든 소재의 83%를
본사에서 수입해 왔는데 IMF체제 이후에는 1백% 수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철 본사 입장에서 보면 중국 베트남의 현지법인들이 불황국면에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

포철은 "중국 베트남 이외에도 미얀마 등 다른 지역의 현지법인을 적극
활용해 불황 속에서 판매력 확충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