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입규제대책반에 지난 23일은 꽤나 의미있는 날로 기억될 전망이다.

한국산 컬러TV에 대한 반덤핑규제를 놓고 미국 상무부와 벌인 게임에서
이겼기 때문이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한국산 컬러TV에 대한 반덤핑 규제를 오는 2000년
1월1일부터 해제한다고 연방관보를 통해 발표했다.

미국이 한국산 컬러 TV에 대해 반덤핑규제를 시작한 것은 지난 84년.

싼값의 한국제가 미국 TV업체에 피해를 주는 만큼 관세를 매겨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키겠다는 취지였다.

이후 한국산 컬러TV에 대한 반덤핑규제는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90년대 중반부터 사정은 달라졌다.

한국 업체들이 한국산 대신 멕시코 등에서 만든 컬러TV를 미국에 수출했기
때문이다.

덤핑마진이 모두 0%이고 실제 무역이 이뤄지지 않아 규제근거도 사라진
셈이다.

그런데도 미국은 법적으로 한국산 컬러TV에 대한 반덤핑 규제를 철회하지
않았다.

한국은 지난 97년 7월 WTO에 미국의 부당성을 공식 제소했고 미국은 지난
8월 반덤핑 규제를 철회했다.

당시 규제가 철회된 곳은 삼성전자였다.

지난 23일의 조치는 한국산 모든 컬러TV에 대한 반덤핑규제 철회였다.

지난 10월부터 반덤핑 규제 일몰재심이 시작됐으나 미국 이해관계자가 전혀
참여하지 않은데 따른 것이었다.

이에따라 한국산 컬러TV의 미국수출 재개는 물론 미국의 디지털방송 개시를
앞두고 한국산 고화질TV(HDTV)와 프로젝션 TV 등 고부가가치 TV의 대미수출을
가로막는 장애가 사라지게 됐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