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칵, 찰칵...

여기 저기서 셔터누르는 소리가 요란하다.

렌즈 바꾸느라 바삐 움직이는 회원들.

누구도 얘기나눌 틈이 없다.

셔터 터지는 소리와 계곡 물소리만이 산속을 채운다.

얼마나 지났을까.

회원중 한 사람이 침묵을 깬다.

"아, 배고파-".

시간은 벌써 오전 10시를 넘기고 있었다.

평일 같으면 출근해서 급한 일을 해치우고 커피 한잔 할 시간이다.

하지만 오늘도 어김없이 촬영에 미쳐 아침을 건너 뛰었다.

"대한한공 사진반"이 출범한 이후 25년 동안 반복하는 촬영일과다.

매번 촬영장소가 바뀌긴 하지만 회원들은 사진에 관한 한 지루함을 모른다.

그만큼 사진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사람들이다.

우리 모임은 국내 아마추어사진반중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갖고 있다.

이 덕분에 그동안 프로 사진작가를 여러명 배출해 냈다.

또 프로 사진계에도 널리 알려졌다.

규모도 대단하다.

서울에만 2백여명이상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지금은 부산 제주 등지로 회원이 늘어나 4개 지역으로 나눠 모임을 갖고
있다.

우리는 매달 한번씩 전국의 비경과 아직 개발되지 않은 곳을 찾아 촬영을
떠난다.

항공사가 갖는 잇점을 활용,그룹을 만들어 해외촬영을 나가기도 한다.

우리 회사의 노선망이 워낙 많다 보니 전 세계 안가 본 곳이 없다.

며칠동안 사진만 찍기 때문에 초보자는 해외촬영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

이렇게 찍은 작품들을 사내 곳곳에 수시로 전시하며 또 정기전시회에
출품하기도 한다.

정기전시회는 올해로 12회째를 맞이했다.

1년마다 교대로 여는 사진강의와 세미나는 일반 사원들에게도 인기프로그램
으로 정착된지 오래다.

지도를 맡은 강사이외에도 폭넓은 분야의 강사진을 갖춰 사진을 배우고자
하는 회원들에게 최대한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렇듯 왕성한 활동외에 한식구처럼 따사로운 가족적인 분위기도 우리
모임의 자랑거리다.

촬영 나갈때면 가족은 물론 애인을 데려 오는 회원까지 있다.

서로 따뜻이 감싸주며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작가들이 되기를 바란다.

박기범 < 대한한공 사진반회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