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프로] (44) 제3부 : <12> '주식브로커' .. 주환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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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브로커(증권 중개인)에겐 숙명적인 고민이 있다.
주식을 사고 파는 사람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한다.
하지만 매수 매도자를 똑같이 만족시키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주식을 사길 원하는 사람에게는 주가 상승 가능성이 큰 종목을 추천해야
하고 그 주식을 소유한 사람에게는 반대로 매도를 권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율배반적인 일이 벌어진다.
매수 매도자에게 동시에 이익을 안겨주기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인지 모른다.
그러나 ABN암로 아시아증권 서울지점에서 브로커로 활동하는 주환(36)
부장의 생각은 다르다.
주식을 사기 원하는 투자자에게 상승가능성이 큰 종목을 추천함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같은 종목의 매도를 권유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거침없이
말한다.
주식을 처분한 자금으로 새로운 "진주"를 발굴할 수 있으면 그 매매는 양쪽
다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주 부장은 "매일같이 수십만건의 거래가 이뤄지는 것은 투자자들의 생각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라며 "이런 차이를 메워주며 거래를 성사시키는게
증권브로커의 역할"이라고 나름의 직업관을 소개한다.
투자자들의 선호종목과 매매희망 시점, 그리고 기대수익률을 잘 파악하면
매수 매도자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거래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꼽는 브로커의 으뜸 자질은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각이다.
자기 욕심만 채우려고 매매를 서두르면 안된다.
고객들이 후회없는 선택을 하도록 알찬 정보를 주는데 힘써야 한다.
이런 인식때문에 그는 정보광이 됐다.
주 부장의 하루는 경제정보를 취합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오전 7시15분께 교보빌딩 22층 사무실에 나와 국내 신문과 블룸버그 로이터
등 해외 주요 정보를 샅샅이 살핀다.
8시30분부터 장이 시작될 때까지 국내외 투자분석가와 함께 전화를 통한
회의(Conference Call)를 한다.
정보로 철저히 무장한 다음에야 수화기를 들고 영업에 나선다.
짧은 시간에 고객의 정보욕구를 채워주려면 고도의 기술과 집중력이 필요
하다.
논리에 빈틈이 없는지 따져봐야 한다.
절로 식은땀이 흐른다.
그의 고객은 거액자산을 운용하는 실력있는 펀드매니저들이다.
때문에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힘든 업무지만 주 부장은 나름의 철학이 있기에 버틸 수
있다.
그는 기교보다 정석을 중시하는 영업을 한다.
시황이나 투자자 매매심리에 편승하기보다 기업의 수익성 현금흐름 경제적
부가가치(EVA)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를 권유한다.
그래야 한번 고객을 영원한 고객으로 삼을 수 있다.
그는 "중.장기적 안목으로 보면 주식투자가 유용한 투자수단이 될 것"
이라고 말한다.
주 부장이 최근 우리 시장을 대표하는 한전주를 추천해 주목받은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래서 고객들로부터 기본(펀더멘털)에 충실한 정통 영업맨이라는 평가를
듣는지 모른다.
주 부장의 영업스타일은 오랫동안 외국계 증권사에 근무하면서 익힌 것이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83년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롱아일랜드대학에서 경영학
을 전공한 후 일리노이주립대학에서 회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91년 귀국한 주 부장은 2년동안 한국산업증권 법인부 및 국제영업부에서
근무하다가 93년 BZW증권 서울지점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가 현재의 직장인 ABN암로 서울지점으로 스카우트된 것은 지난 95년.
이후 그는 서양식 브로커영업의 강점을 어느정도 터득했다.
어느새 고객들은 주 부장의 정보를 신뢰하기 시작했다.
고객의 신뢰는 주 부장에겐 생명과 같은 것.
신뢰를 쌓은 후에는 남보다 더 많은 매매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
주요 투신사 펀드매니저들은 주 부장의 영업실적이 어느 브로커 못지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적만큼 연봉도 많이 받느냐는 질문에 주 부장은 남들이 생각하는 것
만큼은 아니지만 쓰고 저축할 만큼 충분히 받는다고 귀띔했다.
주 부장은 단전호흡이 취미다.
정신을 집중하는 습관은 취미에서 나온 것 같다고 말한다.
주 부장의 유일한 소원은 우리 주식시장이 튼튼해지는 것.
그래서 국내외 투자가들이 머니게임을 펼치고 자신은 세계적인 명 브로커가
됐으면 한다.
< 이익원 기자 ikle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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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보접수 : powerpro@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일자 ).
주식을 사고 파는 사람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한다.
하지만 매수 매도자를 똑같이 만족시키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주식을 사길 원하는 사람에게는 주가 상승 가능성이 큰 종목을 추천해야
하고 그 주식을 소유한 사람에게는 반대로 매도를 권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율배반적인 일이 벌어진다.
매수 매도자에게 동시에 이익을 안겨주기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인지 모른다.
그러나 ABN암로 아시아증권 서울지점에서 브로커로 활동하는 주환(36)
부장의 생각은 다르다.
주식을 사기 원하는 투자자에게 상승가능성이 큰 종목을 추천함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같은 종목의 매도를 권유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거침없이
말한다.
주식을 처분한 자금으로 새로운 "진주"를 발굴할 수 있으면 그 매매는 양쪽
다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주 부장은 "매일같이 수십만건의 거래가 이뤄지는 것은 투자자들의 생각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라며 "이런 차이를 메워주며 거래를 성사시키는게
증권브로커의 역할"이라고 나름의 직업관을 소개한다.
투자자들의 선호종목과 매매희망 시점, 그리고 기대수익률을 잘 파악하면
매수 매도자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거래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꼽는 브로커의 으뜸 자질은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각이다.
자기 욕심만 채우려고 매매를 서두르면 안된다.
고객들이 후회없는 선택을 하도록 알찬 정보를 주는데 힘써야 한다.
이런 인식때문에 그는 정보광이 됐다.
주 부장의 하루는 경제정보를 취합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오전 7시15분께 교보빌딩 22층 사무실에 나와 국내 신문과 블룸버그 로이터
등 해외 주요 정보를 샅샅이 살핀다.
8시30분부터 장이 시작될 때까지 국내외 투자분석가와 함께 전화를 통한
회의(Conference Call)를 한다.
정보로 철저히 무장한 다음에야 수화기를 들고 영업에 나선다.
짧은 시간에 고객의 정보욕구를 채워주려면 고도의 기술과 집중력이 필요
하다.
논리에 빈틈이 없는지 따져봐야 한다.
절로 식은땀이 흐른다.
그의 고객은 거액자산을 운용하는 실력있는 펀드매니저들이다.
때문에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힘든 업무지만 주 부장은 나름의 철학이 있기에 버틸 수
있다.
그는 기교보다 정석을 중시하는 영업을 한다.
시황이나 투자자 매매심리에 편승하기보다 기업의 수익성 현금흐름 경제적
부가가치(EVA)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를 권유한다.
그래야 한번 고객을 영원한 고객으로 삼을 수 있다.
그는 "중.장기적 안목으로 보면 주식투자가 유용한 투자수단이 될 것"
이라고 말한다.
주 부장이 최근 우리 시장을 대표하는 한전주를 추천해 주목받은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래서 고객들로부터 기본(펀더멘털)에 충실한 정통 영업맨이라는 평가를
듣는지 모른다.
주 부장의 영업스타일은 오랫동안 외국계 증권사에 근무하면서 익힌 것이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83년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롱아일랜드대학에서 경영학
을 전공한 후 일리노이주립대학에서 회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91년 귀국한 주 부장은 2년동안 한국산업증권 법인부 및 국제영업부에서
근무하다가 93년 BZW증권 서울지점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가 현재의 직장인 ABN암로 서울지점으로 스카우트된 것은 지난 95년.
이후 그는 서양식 브로커영업의 강점을 어느정도 터득했다.
어느새 고객들은 주 부장의 정보를 신뢰하기 시작했다.
고객의 신뢰는 주 부장에겐 생명과 같은 것.
신뢰를 쌓은 후에는 남보다 더 많은 매매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
주요 투신사 펀드매니저들은 주 부장의 영업실적이 어느 브로커 못지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적만큼 연봉도 많이 받느냐는 질문에 주 부장은 남들이 생각하는 것
만큼은 아니지만 쓰고 저축할 만큼 충분히 받는다고 귀띔했다.
주 부장은 단전호흡이 취미다.
정신을 집중하는 습관은 취미에서 나온 것 같다고 말한다.
주 부장의 유일한 소원은 우리 주식시장이 튼튼해지는 것.
그래서 국내외 투자가들이 머니게임을 펼치고 자신은 세계적인 명 브로커가
됐으면 한다.
< 이익원 기자 ikle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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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보접수 : powerpro@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