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전선에 모처럼 청신호가 켜졌다.

5월이후 내리 감소세를 보이던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선데는 신3저 효과와
정부및 업계의 강력한 수출드라이브가 주효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수출주무부처인 산업자원부는 "반년만에 월 1백20억달러 수출실적에 재진입
한데다 올들어 일평균 최대수출규모(5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수출이 회복기
에 접어든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산자부는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1천3백25억~1천3백30억달러(작년대비
2%안팎 감소)의 수출을 기록, 무역흑자도 4백억달러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다고 낙관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수출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아시아지역의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데다 수출단가도 계속 떨어지고있어 수출이 회복기조를 다졌다고
보기엔 아직 시기상조인 것 같다.

특히 통상마찰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 수출이 회복되더라도 과거와 같은
급속한 증가세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 수출증가세 회복요인 =수출증가세의 회복은 무엇보다 원화값하락 국제
금리인하 원자재값인하 등 신3저에 힘입은 데 크다.

신3저 상황을 활용하기 위한 업계의 적극적인 수출증대 노력이 주효했다고
산자부는 분석했다.

미국 등 선진국이 금리인하로 내수경기 부양책을 쓴 것도 수출증가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본을 제외한 미국 캐나다 유럽 호주 등에 대한 수출호조세가 지속되면서
선진국 지역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2.0% 늘었다.

반면 개발도상국 지역은 15.2%나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자동차 섬유제품이 효자노릇을 했다.

가격안정세를 보인 반도체 수출이 6.2% 늘어나고 자동차도 노사분규 타결로
수출회복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지난 9월 김대중 대통령이 범정부부처 차원의 수출총력지원 체제를 갖추라고
지시한 뒤 수출금융확대 등 수출지원정책이 서서히 먹히고 있다는게 정부의
해석이다.

30%에 달하던 수입감소폭이 1년만에 20%대로 크게 둔화된 것은 긍정적으로
풀이된다.

특히 수출용을 중심으로 자본재수입 감소세가 많이 꺾였다.

9월이후 제조업 가동율과 설비투자가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전자.기계부품의
수입감소폭이 줄었다.

<> 무역수지 흑자 4백억 달성은 가능한가 =목표달성까지 41억달러가 남았다.

산자부 오영교 무역정책실장은 연중 12월에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가장
크다는 점을 들어 목표달성을 자신했다.

정부는 오는 9일 열리는 무역.투자진흥대책회의에서 수출지원정책이 마무리
된다면 올해 1천3백25억~1천3백30억달러의 수출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결국 엔화강세가 얼마나 계속되고 원.달러환율이 1천3백원대를 회복할
것인지가 변수다.

<> 불안한 장기 수출시장 =해외시장의 불안요인이 여전한 것이 문제다.

아시아지역에 대한 수출은 이들 국가의 경기침체 통화가치하락 등의 영향
으로 16.8%나 감소했다.

수출물량이 크게 늘어났는데도 불구, 수출주력품목의 단가가 하락한 것도
불리한 여건이다.

각국의 수입규제가 강화되고 수출금융이 경색이 지속되는 것도 풀어야 할
과제다.

특히 미국 유럽 등 주력시장은 물론 중남미 아프리카 신흥시장으로 번지는
통상마찰은 장기수출전망을 극히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대우경제연구소를 비롯한 연구기관들은 대부분 "내년 수출환경이 금년보단
낫겠지만 IMF이전 수준으로 호전되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전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정구학 기자 cg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