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돈수 < 덕수흥업/비래볼링장 사장 >

평범한 은행 차장에서 부동산경매회사와 볼링장을 운영하는 사장으로
화려하게 변신한 장돈수 사장(50).

그는 요즘 하루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쁘다.

그는 1주일에 평균 3일은 서울 양재동에 있는 (주)덕수흥업에 출근한다.

이회사는 전국 법원에 나와 있는 경매물건을 조사, 수익성이 있으면
매입한뒤 되파는 부동산경매전문업체다.

나머지 2~3일은 대전에 내려간다.

경매로 인수한 비래볼링센터의 업무를 챙기기위해서다.

이곳에 가면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직원 12명과 한마음으로
땀을 흘리며 뛴다.

장사장은 올해초 승진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조흥은행에서 명예퇴직했다.

만 29년 15일을 근무한 댓가로 3억1천2백만원을 손에 쥐었다.

부친이 6.25전쟁에서 전사, 편모 슬하에서 자랐던 그는 배명고를 졸업한뒤
지난 69년 조흥은행에 들어갔다.

한직이었던 감정 및 경매분야에서만 15년 일한게 결과적으로 행운이었다.

이 경험을 믿고 지난 3월 직원 2명과 함께 덕수흥업을 창업했다.

장사장은 지난 4월 경매시장에 나온 건평 7백10평에 20개 레인 규모의
볼링장 건물을 3억원에 인수했다.

당초 감정원의 평가가격은 17억3천만원.

전 소유주가 건물을 담보로 리스회사에서 빌린 장비값은 12억8천만원이었다.

해당 리스사에 "남의 건물에 귀사의 물건을 무단방치하면 임차료 청구소송
을 내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는 등 실랑이끝에 기존 장비를 1억원에
샀다.

4억원가량을 주고 30억원짜리 볼링장 주인이 된 셈이다.

장사장은 볼링장 경영에 나서면서 고객을 늘리기위해 서비스 수준 향상에
주력했다.

우선 근무태도가 불량한 최고참 직원을 해고했다.

사기진작 차원에서 전직원의 월급을 10만원씩 올렸고 대졸 및 전문대졸
여사원 3명도 채용했다.

볼링실습 등 체육강의를 이곳으로 유치하기위해 인근 전문대학 등에도
부지런히 드나들었다.

볼링장 기숙사에서 직원들과 함께 자며 동고동락하기도 했다.

이같은 노력은 결코 헛되지않았다.

지난 9월 1천7백만원의 적자를 냈지만 지난 10월에는 인수후 처음으로
2백20만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장사장의 경매원칙은 "싸게 사서 빨리 팔기".

여기에 부합되는 성공사례가 서초동 H오피스텔.

지난 5월 전용면적 55.8평의 H오피스텔을 1억7천3백만원에 샀다.

최초감정가는 7억5천만원, 최저입찰가는 1억5천7백만원이었다.

이를 지난 8월 모 벤처기업에 2억4천만원을 받고 팔았다.

오피스텔에 입주해있던 세입자를 내보내는 명도비용(5백만원)과 이자비용을
감안해도 3개월만에 수천만원을 남겼다.

물론 매번 일이 순조롭게 풀리는 건 아니다.

최근 아산시공장(2천6백평)과 여주군 임야(3만6천평)경매에 참여했다가
수십만원차이로 낙찰받지 못했을땐 며칠동안 잠을 이루지 못하기도 했다.

볼링장을 하나 더 인수해 여기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무료양로원을 운영,
불우노인 1백명을 보살피는게 장사장의 꿈이다.

< 최승욱 기자 swcho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