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면세점" 존폐 문제를 놓고 유럽각국의 눈치 싸움이 한창이다.

유럽 지도자들은 이미 지난 91년 공항 면세점을 모두 없애자고 만장일치로
결정한 바 있다.

철폐 시기는 오는 99년6월.

유럽이 단일시장으로 편입되는 만큼 무슨 면세점이냐는 논리였다.

그러나 최근 독일 프랑스 등 일부 국가가 "면세점 철폐 시기를 늦추자"며
연기론을 들고 나온 것.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면세점을 없애면 수많은 실업자가 나오고
공항공단 수입도 줄어 그 부담이 항공료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철폐
시기를 연기하자고 하고 있다.

영국 정부도 이에 동조하는 입장.

이에 대해 유럽연합(EU)내 대부분 나라들은 "이미 만장일치로 결정한 사항을
뒤집을 만한 이유가 없다"고 연기론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독일 프랑스 등 유럽통합을 주도하는 나라들이 세수가 다소
줄어드는 문제에 그렇게 연연해 하지 말고 대국적으로 생각하라고 충고하고
있다.

이렇게 되자 영국은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아직 면세점 철폐 연기론의 불씨는 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5월엔 아일랜드가 연기론을 꺼냈다가 호된 비판을 듣고 물러난 적이
있어 앞으로 독일 프랑스와 공동 로비를 벌일 가능성이 크다.

어떻든 유럽 공항에서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을 날도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