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 청와대 경제수석이 2~3개 회사가 합병해 기업구조조정에 나설 경우
지분은 순자산규모에 따라 결정하면 된다고 밝혀 합병반도체회사의 경영권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 수석의 이같은 발언은 현재 현대전자와 LG반도체가 마련하고 있는 경영
주체 선정 기준과 전혀 다른 것이어서 해당 회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전자와 LG반도체는 현재 순자산외에 기술력 영업력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경영주체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강 수석의 발언으로 순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됐다.

현대전자와 LG반도체는 지난해 6월말 현재 각각 순자산이 1조2천억원(자산
12조3천억원, 부채 11조1천억원)과 1조1천억원(자산 7조8천억원, 부채
6조7천억원)이다.

현대전자가 약간 높은 편이다.

그러나 하반기 영업실적이 반영될 경우 상황이 역전될수도 있다.

특히 양사는 유상증자등 재무구조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어 연말 순자산을
섣불리 평가하기 힘든 상황이다.

현대전자의 경우 상반기에 30%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현대는 또 최근들어 전장사업부를 현대엘리베이터에 매각하는 등 부채축소
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는 앞으로 TFT-LCD사업과 통신사업도 분사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이에반해 LG반도체도 그룹차원에서 반도체 재무구조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 이미 1백%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또 외국의 대형 거래선과 반도체 또는 TFT-LCD의 장기구매계약을 맺는 등
유동성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함께 LG전자와 협의, TFT-LCD 사업부서를 별도법인으로 독립시키기로
합의했으며 불요불급한 자산을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양사의 이러한 재무구조개선 작업과 연말까지의 영업실적이 반영될 경우
순자산은 상반기와 달라질 수도 있다.

현대와 LG반도체는 그러나 강 수석이 이날 말한 순자산 기준 경영주체
선정에 완전히 동의하지 않고 있다.

순자산 외에 기술력 영업력도 주요 자산이므로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평가업무를 맡고 있는 아서D리틀의 관계자는 경영주체 선정기준은 순자산과
기술력 시장점유율 해외시장에 대한 지명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기로
어느정도 합의가 된 상태라며 이를 수용할수 없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특히 증권시장에 상장하는 회사의 신주가격을 결정할때도 순자산 외에
미래수익가치를 반영한다면서 순자산만으로 경영주체를 결정하는 것은
단편적인 시각이라고 주장했다.

경영주체 선정기일을 넘기면서 반도체 경영권에 집착하고 있는 현대전자와
LG반도체가 강 수석의 말대로 순자산으로 판가름날지 아니면 순자산을
포함한 종합적인 평가점수로 판가름날지가 관심거리다.

< 박주병 기자 jb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