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 경제백서-IMF 1년] 금융충격 : '요동친 자금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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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구제금융이후 자금시장은 극과 극을 오갔다.
말그대로 ''천당과 지옥''을 왕복한 것이 바로 자금시장이다.
시장금리는 한때 연30%를 웃돌았다.
지금은 한자릿수로 떨어져 있다.
대출금리도 연20%를 넘곤했다.
시중자금은 고금리를 찾아 혹은 안전한 금융기관을 찾아 이리저리 떠돌아
다녔다.
그 결과 투신사엔 1년동안 1백조원이상 몰리기도 했다.
반면 종금사수신은 1년만에 딱 반토막이 나버렸다.
IMF가 자금시장에 미친 가장 큰 영향을 뭐니뭐니해도 신용경색이다.
대기업조차 나가떨어지는 부도공포증이 이어지면서 시중엔 돈이 돌지
않았다.
게다가 은행들의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 맞추기 비상까지
걸려 은행들은 웬만하면 ''대출사양''을 외쳐댔다.
그 결과 어음부도율은 기록적으로 1%를 넘어서기도 했다.
시중에선 어음 수표를 아예 받지 않는 극심한 ''신용파탄현상''이 초래되기도
했다.
신용경색은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쳐 ''경기붕락''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다.
지금은 상당히 완화됐다고는 하지만 IMF 1년이 지난뒤에도 당장 풀어야 할
숙제가 바로 신용경색이다.
<> 하늘과 땅을 왔다갔다한 시장금리 =IMF구제금융 이전만 해도 시장금리는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했다.
3년만기 회사채유통수익률이 연 11%대, 하루짜리 콜금리가 연 15%대였다.
비록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너무 높다고만도 할수 없었다.
IMF구제금융이 들어오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이자제한법까지 철폐되는등 금리는 말 그대로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았다.
하루짜리 콜금리는 연 30%를 넘었다.
회사채수익률도 연 29%에 육박했다.
은행대출금리도 연 20%안팎으로 치솟았다.
기업들은 높은 금리에 비명을 질러야 했다.
자금이 모자란 금융기관들도 하루하루 부도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너무 높은 이자를 갚지못한 개인들은 잇따라 신용불량자 대열에 합류했다.
그로부터 꼭 1년이 지난 지금.금리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떨어져 있다.
하루짜리 콜금리나 3년만기 회사채수익률이 모두 한자릿수다.
속된 말로 단군이래 처음인 현상이다.
은행정기예금등 예금금리도 한자릿수로 진입하고 있다.
각종 대출금리도 속속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금리의 진폭이 컸던 것은 당면한 외환위기 극복때문.
외환위기를 극복하려면 외자유치가 급선무였고 그러자면 금리를 높게
유지해야한다는 IMF처방에 따라서였다.
이후 외환시장이 안정되고 실물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금리는 급격히 하락급류를 타기 시작했다.
<> 극명하게 엇갈린 금융기관 수신 =연 30%안팎의 금리와 숨가쁘게 진행된
금융구조조정은 급기야 금융권간 수신판도를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안전성과 수익성이 모두 중요시되면서 금융권간 금융기관간 우열이 고객에
의해 판가름나는 현상이 초래됐다.
가장 재미를 본 기관은 투신사.
투신사 공사채형수익증권에는 IMF체제이후 1년동안 무려 1백조원 이상이
몰려들었다.
지난 11월16일 현재 투신사 수익증권 잔액은 1백78조4천6백6억원.
작년 11월말(73조4천2백52억원)에 비해 무려 1백5조3백54억원이 불어났다.
투신사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지 않은데다 다른 금융권에 비해 훨씬
높은 배당률을 제시한 탓이다.
말하자면 안전성과 수익성을 두루 갖춘 수익증권이 IMF시대에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등장한 셈이다.
투신사 수익증권에는 지난 10월에 23조7천억원이 몰린 데 이어 지난달에도
16일까지만 6조2천억원이 증가했다.
은행저축성예금도 각광받았다.
작년 12월이후 지난 11월16일까지 은행저축성예금은 43조1천3백35억원
불어났다.
간단히 잔액 2백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전액 원리금이 보장되는 안전성이 뛰어난데다 만기때까지 금리가 보장되는
메리트가 상당했던 때문이다.
그러나 이른바 우량은행으로만 돈이 몰려 부실은행들은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비해 은행신탁과 종금사들은 낭패를 봤다.
은행금전신탁 잔액은 작년 11월말 1백88조9천6백52억원에서 지난
11월16일에는 1백54조6천3백64억원으로 34조3천2백88억원이나 줄었다.
예금보호대상에서 제외된데다 은행퇴출이 계속된 때문이다.
그나마 신종적립신탁이 새로 개발돼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정도다.
종금사 수신잔액은 같은기간 87조6천3백16억원에서 43조8천2백37억원으로
반토막났다.
가장 먼저 단행된 종금사 구조조정으로 퇴출종금사의 수신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금사는 최근 신용을 회복,다시 돈이 몰리는 추세다.
<> 최악의 경우는 피한 신용경색 =IMF체제는 당장 기업과 금융기관의
위축을 가져왔다.
한라그룹을 비롯한 대기업들이 우선적으로 줄줄이 나가떨어졌다.
중견 중소기업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비명 한번 제대로 질러보지 못한채 "부도열차"에 올라야 했다.
작년 12월부터 지난 10월까지 11개월동안 부도를 내고 쓰러진 기업은
모두 2만4천2백60개.
한달평균 2천2백6개의 기업이 간판을 내려야 했다.
어음부도율도 작년 12월엔 기록적으로 1.49%로 치솟기도 했다.
특히 작년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는 매달 3천개이상의 기업이 부도를 내 이
러다간 "기업이 다 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기업들의 부도사태는 지난 9월부터 진정되는 추세다.
지난 10월 어음부도율은 0.20%를 기록, 96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복귀했다.
이처럼 기업들의 부도가 기승을 부린 것은 허약한 기업체질 탓도 있지만
은행등 금융기관들의 대출회수 때문.
은행들은 올들어 무려 12조여원의 대출을 회수했다.
신규대출은 커녕 기존대출마저 회수하니 기업들은 문을 닫지 않고 배겨날
재간이 없었다.
어떻게하든 BIS비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은행들로선 우선 "나부터 살고
보자"였다.
신용경색은 지난 10월이후 완화되는 조짐이 뚜렷하다.
정부의 독려와 금융구조조정의 마무리로 은행들이 대출확대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아니다.
은행들은 말로만 "대출확대"를 외칠뿐 은행창구에선 요지부동이다.
그나마 돈을 떼일 염려가 없는 우량기업들에만 자금이 몰리고 있을 뿐이다.
정부도 이 점을 직시, 신용경색 해소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IMF체제 1년을 맞는 오늘-.
자금시장의 가장 큰 과제는 바로 신용경색의 신속한 해소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일자 ).
말그대로 ''천당과 지옥''을 왕복한 것이 바로 자금시장이다.
시장금리는 한때 연30%를 웃돌았다.
지금은 한자릿수로 떨어져 있다.
대출금리도 연20%를 넘곤했다.
시중자금은 고금리를 찾아 혹은 안전한 금융기관을 찾아 이리저리 떠돌아
다녔다.
그 결과 투신사엔 1년동안 1백조원이상 몰리기도 했다.
반면 종금사수신은 1년만에 딱 반토막이 나버렸다.
IMF가 자금시장에 미친 가장 큰 영향을 뭐니뭐니해도 신용경색이다.
대기업조차 나가떨어지는 부도공포증이 이어지면서 시중엔 돈이 돌지
않았다.
게다가 은행들의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 맞추기 비상까지
걸려 은행들은 웬만하면 ''대출사양''을 외쳐댔다.
그 결과 어음부도율은 기록적으로 1%를 넘어서기도 했다.
시중에선 어음 수표를 아예 받지 않는 극심한 ''신용파탄현상''이 초래되기도
했다.
신용경색은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쳐 ''경기붕락''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다.
지금은 상당히 완화됐다고는 하지만 IMF 1년이 지난뒤에도 당장 풀어야 할
숙제가 바로 신용경색이다.
<> 하늘과 땅을 왔다갔다한 시장금리 =IMF구제금융 이전만 해도 시장금리는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했다.
3년만기 회사채유통수익률이 연 11%대, 하루짜리 콜금리가 연 15%대였다.
비록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너무 높다고만도 할수 없었다.
IMF구제금융이 들어오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이자제한법까지 철폐되는등 금리는 말 그대로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았다.
하루짜리 콜금리는 연 30%를 넘었다.
회사채수익률도 연 29%에 육박했다.
은행대출금리도 연 20%안팎으로 치솟았다.
기업들은 높은 금리에 비명을 질러야 했다.
자금이 모자란 금융기관들도 하루하루 부도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너무 높은 이자를 갚지못한 개인들은 잇따라 신용불량자 대열에 합류했다.
그로부터 꼭 1년이 지난 지금.금리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떨어져 있다.
하루짜리 콜금리나 3년만기 회사채수익률이 모두 한자릿수다.
속된 말로 단군이래 처음인 현상이다.
은행정기예금등 예금금리도 한자릿수로 진입하고 있다.
각종 대출금리도 속속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금리의 진폭이 컸던 것은 당면한 외환위기 극복때문.
외환위기를 극복하려면 외자유치가 급선무였고 그러자면 금리를 높게
유지해야한다는 IMF처방에 따라서였다.
이후 외환시장이 안정되고 실물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금리는 급격히 하락급류를 타기 시작했다.
<> 극명하게 엇갈린 금융기관 수신 =연 30%안팎의 금리와 숨가쁘게 진행된
금융구조조정은 급기야 금융권간 수신판도를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안전성과 수익성이 모두 중요시되면서 금융권간 금융기관간 우열이 고객에
의해 판가름나는 현상이 초래됐다.
가장 재미를 본 기관은 투신사.
투신사 공사채형수익증권에는 IMF체제이후 1년동안 무려 1백조원 이상이
몰려들었다.
지난 11월16일 현재 투신사 수익증권 잔액은 1백78조4천6백6억원.
작년 11월말(73조4천2백52억원)에 비해 무려 1백5조3백54억원이 불어났다.
투신사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지 않은데다 다른 금융권에 비해 훨씬
높은 배당률을 제시한 탓이다.
말하자면 안전성과 수익성을 두루 갖춘 수익증권이 IMF시대에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등장한 셈이다.
투신사 수익증권에는 지난 10월에 23조7천억원이 몰린 데 이어 지난달에도
16일까지만 6조2천억원이 증가했다.
은행저축성예금도 각광받았다.
작년 12월이후 지난 11월16일까지 은행저축성예금은 43조1천3백35억원
불어났다.
간단히 잔액 2백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전액 원리금이 보장되는 안전성이 뛰어난데다 만기때까지 금리가 보장되는
메리트가 상당했던 때문이다.
그러나 이른바 우량은행으로만 돈이 몰려 부실은행들은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비해 은행신탁과 종금사들은 낭패를 봤다.
은행금전신탁 잔액은 작년 11월말 1백88조9천6백52억원에서 지난
11월16일에는 1백54조6천3백64억원으로 34조3천2백88억원이나 줄었다.
예금보호대상에서 제외된데다 은행퇴출이 계속된 때문이다.
그나마 신종적립신탁이 새로 개발돼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정도다.
종금사 수신잔액은 같은기간 87조6천3백16억원에서 43조8천2백37억원으로
반토막났다.
가장 먼저 단행된 종금사 구조조정으로 퇴출종금사의 수신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금사는 최근 신용을 회복,다시 돈이 몰리는 추세다.
<> 최악의 경우는 피한 신용경색 =IMF체제는 당장 기업과 금융기관의
위축을 가져왔다.
한라그룹을 비롯한 대기업들이 우선적으로 줄줄이 나가떨어졌다.
중견 중소기업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비명 한번 제대로 질러보지 못한채 "부도열차"에 올라야 했다.
작년 12월부터 지난 10월까지 11개월동안 부도를 내고 쓰러진 기업은
모두 2만4천2백60개.
한달평균 2천2백6개의 기업이 간판을 내려야 했다.
어음부도율도 작년 12월엔 기록적으로 1.49%로 치솟기도 했다.
특히 작년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는 매달 3천개이상의 기업이 부도를 내 이
러다간 "기업이 다 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기업들의 부도사태는 지난 9월부터 진정되는 추세다.
지난 10월 어음부도율은 0.20%를 기록, 96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복귀했다.
이처럼 기업들의 부도가 기승을 부린 것은 허약한 기업체질 탓도 있지만
은행등 금융기관들의 대출회수 때문.
은행들은 올들어 무려 12조여원의 대출을 회수했다.
신규대출은 커녕 기존대출마저 회수하니 기업들은 문을 닫지 않고 배겨날
재간이 없었다.
어떻게하든 BIS비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은행들로선 우선 "나부터 살고
보자"였다.
신용경색은 지난 10월이후 완화되는 조짐이 뚜렷하다.
정부의 독려와 금융구조조정의 마무리로 은행들이 대출확대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아니다.
은행들은 말로만 "대출확대"를 외칠뿐 은행창구에선 요지부동이다.
그나마 돈을 떼일 염려가 없는 우량기업들에만 자금이 몰리고 있을 뿐이다.
정부도 이 점을 직시, 신용경색 해소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IMF체제 1년을 맞는 오늘-.
자금시장의 가장 큰 과제는 바로 신용경색의 신속한 해소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