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 청와대 경제수석이 2~3개 회사가 합병해 기업구조조정에 나설 경우
지분은 순자산규모에 따라 결정하면 된다고 밝혀 합병반도체회사의 경영권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 수석의 이같은 발언은 현재 현대전자와 LG반도체가 마련하고 있는 경영
주체 선정 기준과 전혀 다른 것이다.

현대전자와 LG반도체는 순자산외에 기술력 영업력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경영주체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강 수석의 발언으로 순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됐다.

문제는 순자산에 대한 의미이다.

LG는 합병회계준칙을 들어 외화환산손실, 연구개발비 등 이연자산을 순자산
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의하면 지난 6월말 현재 자사의 순자산은 2천4백69억원으로 현대
(마이너스 4천8백6억원)보다 7천억원정도 많다는 것이다.

반면 현대는 상법 공정거래법을 들어 이연자산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
한다.

이에따라 지난 6월말 현재 자사의 순자산은 1조2천억원으로 LG(1조1천억원)
보다 1천억원 많다고 말한다.

어느쪽 의견이 받아들여지든간에 양사는 유상증자 등 재무구조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어 연말 순자산을 섣불리 평가하기 힘든 상황이다.

현대의 경우 지난 5월 26.85%, 그리고 지난달 40%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현대는 또 전장사업부를 현대엘리베이터에 매각하는 등 부채축소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는 앞으로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사업과 통신사업도 분리 독립
시킨다는 방침이다.

LG반도체도 재무구조개선에 적극적이다.

현대에 대응, 지난달 1백22%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또 외국의 대형 거래선과 TFT-LCD의 장기구매계약을 맺는 등 유동성 확보
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함께 LG전자와 협의, TFT-LCD 사업부서를 별도법인으로 독립시키기로
합의했으며 불요불급한 자산을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현대와 LG는 그러나 강 수석이 이날 말한 순자산 기준 경영주체 선정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순자산 외에 기술력 영업력도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평가업무를 맡고있는 아서D리틀의 관계자도 "경영주체 선정기준은 순자산과
기술력 시장점유율 해외시장에 대한 지명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기로
합의된 상태"라며 이를 수용할수 없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특히 증권시장에 상장하는 회사의 신주가격을 결정할때도 순자산 외에
미래수익가치를 반영한다면서 순자산만으로 경영주체를 결정하는 것은
단편적인 시각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전자와 LG반도체간에 빚어지고 있는 합병반도체 회사의 경영권 향방이
강 수석의 말대로 순자산으로 판가름날지 아니면 순자산을 포함한 종합
평가점수로 결정될지가 관심거리다.

< 박주병 기자 jb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