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리스 정상화에 비상이 걸렸다.

금융기관 최초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방식으로 경영정상화를 추진해온
이 회사는 채권단이 부채조정안에 대한 수용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합금융사 등 일부 채권단은 차라리 가교리스사로 자산과 부채를 넘겨
정리하자는 강경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개발리스 방식으로 정상화를 추진중인 다른 리스사들도 어려움에
직면하는 등 리스업계 구조조정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개발리스는 3일 한일 상업 외환 조흥 장기신용은행과 LG종합금융
한국투자신탁 등이 참석한 가운데 2차 채권기관 운영위원회를 열어 부채
조정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개발리스는 이날 총 4조7천억원에 달하는 채무를 출자 전환및 전환사채(CB)
발행, 채무 유예및 감면 등의 방식으로 줄여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채권단은 부채조정안이 채권금융기관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수정안을 제출해 주도록 개발리스측에 요청했다.

한일은행 관계자는 "개발리스가 요구하는 출자전환및 전환사채 발행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이같은 요구를 수용하는 것은 구조조정을 추진중인
다른 리스사들와의 형평성에서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종금사 관계자는 "1대주주인 일본의 오릭스사의 증자계획을 바탕으로 부채
조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증자대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지 않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가교리스방식으로 정리하는 것이 채권기관 모두에게 유리한데
부채조정에 응해야 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말했다.

이처럼 개발리스와 채권금융기관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면서 개발리스
향배를 낙관하기 어렵게 됐다.

금융당국까지 나서 채권금융기관들에게 개발리스 부채조정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는 상태다.

정부는 개발리스가 자산규모만 6월말현재 5조2천억원에 달하는 대형사인
만큼 정리에 따른 시장충격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현재 상황을 감안할 때 부채조정을 통한 개발리스
정상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이렇게 되면 대주주 지원의사가
확실한 몇몇 사를 제외한 대다수 다른 리스사들도 정리될 가능성이 높은 것"
으로 내다봤다.

[ 개발리스 채무조정안 ]

<>.총차입금 : 4조6,932억원
<>.구조조정 제외 차입금 : 7,059억원
<>.구조조정 대상 차입금 : 3조9,873억원
<>.감자 : 모든 기존 주주에게 감자
<>.채무 변제 : 1,300억원(총 차입금의 2.77%), 가교리스 배분방식 적용
<>.출자 전환 : 총 845억원(총 차입금의 1.80%)
700억원(총 차입금의 1.47%), 가교리스 배분방식 적용

< 김수언 기자 soo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