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은 지금...] '신음하는 부산 수산업계' .. 시름만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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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항 방파제.
수십척의 어선들이 벌써 몇달째 출어를 포기한채 세월만 낚고 있다.
출어를 나갈 어장도 없고 나가봐야 비용도 못건지기 십상인 까닭에 아예
놀리고 있는 것이다.
국내 어업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산항이 이처럼 "개점휴업"
상태에 있다는 것은 최근 수산업계가 처해 있는 불황의 골이 얼마나 깊은지
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수산업계의 어려움은 사실 연초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달러가치 상승과 선박용품 가격 인상, 어장의 감소, 고기값 하락 등 3중,
4중의 악재들이 겹치면서 수산업계를 궁지에 몰아넣기 시작했다.
단적인 예로 연초만해도 꽁치 10kg 가격이 9천원선에 거래됐으나 최근
들어서는 7천원으로 떨어졌다.
신창수산의 신건하 사장은 "출어를 해도 작업비용이 늘어난데 반해 어획량
은 줄고 가격도 떨어져 현상유지 조차 어렵다"고 최근의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이 J때문에 경영난을 못이겨 광해원양 등 30여 중소업체가 한꺼번에
쓰러졌다.
또 노는 배 40여척이 경매로 나왔지만 사겠다고 나서는 임자는 단 한명도
없는 실정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어장의 실종이다.
원양어장의 경우 선사들이 최근 오만 어장을 잃은데다 오는 2000년이 되면
북해도 어장도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
연근해 어장 또한 중국 일본 등과 연쇄적인 어업협정체결로 해역이
줄어들면서 어획량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대형선사들의 주도 아래 이뤄졌던 신어장개척도 올들어서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서림수산 김재심 사장은 "시장개척의 필요성에는 동감하지만 개척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연안국의 허가를 받아내는 것도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부분의 업체들이 은행대출마저 막혀 출어조차 어려운 상황"
이라며 "신어장개척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출어 비용이 높아지고 각종 지원시책도 중단될 것으로 보여
업계의 시름을 더해주고 있다.
한국원양어업협회 선규식 부산지부장은 "올해 4천2백억원규모인 원양출어
자금과 해외자원 생산지원자금의 금리가 연 5.5%와 6.5%에서 각 8.5%,
10.5%씩으로 인상돼 부담이 너무 크다"며 "최소한 5%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내년부터는 어업용 면세유와 기자재에 대한 영세율 적용이 중단될 예정
이어서 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게 수산업 관계자의 우려섞인 전망
이다.
결국 이같은 상태가 계속된다면 수산업계는 회복불능의 상태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다.
대형기저망수협 한철석 이사는 "최근의 어획량이 지탱되고 있는 것은
순전히 참치잡이 어선의 분발 때문"이라며 "그 외에는 물량이 심각한 감소세
를 보이고 있어 경영여건을 회복하기는 역부족"이라고 밝혔다.
수산업의 침체는 수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근 산업에도 파급효과를
미친다는데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
(주)동남 윤명길 사장은 "원양어업의 불황은 연관산업인 수산가공 유통
냉동창고업 관광산업에도 이어지고 있어 정부의 특단조치가 없는한 산업
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좌초위기에 놓인 수산업을 살릴 방안은 없는가.
해양수산개발원 최성애 연구원은 "국제적인 수산식품 관광상품의 개발과
수산물자유무역지대 설치 등을 통해 타개 방안을 찾아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경대 최종화교수도 "한국 수산업의 회생을 위해선 정부가 직접 나서
해외어장 정보와 협상을 지원하는 한편 업체들도 여건 탓만 할게 아니라
새시장 개척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부산=김태현기자 hyun11@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4일자 ).
수십척의 어선들이 벌써 몇달째 출어를 포기한채 세월만 낚고 있다.
출어를 나갈 어장도 없고 나가봐야 비용도 못건지기 십상인 까닭에 아예
놀리고 있는 것이다.
국내 어업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산항이 이처럼 "개점휴업"
상태에 있다는 것은 최근 수산업계가 처해 있는 불황의 골이 얼마나 깊은지
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수산업계의 어려움은 사실 연초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달러가치 상승과 선박용품 가격 인상, 어장의 감소, 고기값 하락 등 3중,
4중의 악재들이 겹치면서 수산업계를 궁지에 몰아넣기 시작했다.
단적인 예로 연초만해도 꽁치 10kg 가격이 9천원선에 거래됐으나 최근
들어서는 7천원으로 떨어졌다.
신창수산의 신건하 사장은 "출어를 해도 작업비용이 늘어난데 반해 어획량
은 줄고 가격도 떨어져 현상유지 조차 어렵다"고 최근의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이 J때문에 경영난을 못이겨 광해원양 등 30여 중소업체가 한꺼번에
쓰러졌다.
또 노는 배 40여척이 경매로 나왔지만 사겠다고 나서는 임자는 단 한명도
없는 실정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어장의 실종이다.
원양어장의 경우 선사들이 최근 오만 어장을 잃은데다 오는 2000년이 되면
북해도 어장도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
연근해 어장 또한 중국 일본 등과 연쇄적인 어업협정체결로 해역이
줄어들면서 어획량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대형선사들의 주도 아래 이뤄졌던 신어장개척도 올들어서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서림수산 김재심 사장은 "시장개척의 필요성에는 동감하지만 개척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연안국의 허가를 받아내는 것도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부분의 업체들이 은행대출마저 막혀 출어조차 어려운 상황"
이라며 "신어장개척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출어 비용이 높아지고 각종 지원시책도 중단될 것으로 보여
업계의 시름을 더해주고 있다.
한국원양어업협회 선규식 부산지부장은 "올해 4천2백억원규모인 원양출어
자금과 해외자원 생산지원자금의 금리가 연 5.5%와 6.5%에서 각 8.5%,
10.5%씩으로 인상돼 부담이 너무 크다"며 "최소한 5%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내년부터는 어업용 면세유와 기자재에 대한 영세율 적용이 중단될 예정
이어서 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게 수산업 관계자의 우려섞인 전망
이다.
결국 이같은 상태가 계속된다면 수산업계는 회복불능의 상태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다.
대형기저망수협 한철석 이사는 "최근의 어획량이 지탱되고 있는 것은
순전히 참치잡이 어선의 분발 때문"이라며 "그 외에는 물량이 심각한 감소세
를 보이고 있어 경영여건을 회복하기는 역부족"이라고 밝혔다.
수산업의 침체는 수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근 산업에도 파급효과를
미친다는데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
(주)동남 윤명길 사장은 "원양어업의 불황은 연관산업인 수산가공 유통
냉동창고업 관광산업에도 이어지고 있어 정부의 특단조치가 없는한 산업
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좌초위기에 놓인 수산업을 살릴 방안은 없는가.
해양수산개발원 최성애 연구원은 "국제적인 수산식품 관광상품의 개발과
수산물자유무역지대 설치 등을 통해 타개 방안을 찾아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경대 최종화교수도 "한국 수산업의 회생을 위해선 정부가 직접 나서
해외어장 정보와 협상을 지원하는 한편 업체들도 여건 탓만 할게 아니라
새시장 개척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부산=김태현기자 hyun11@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