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 피부과 안과 등 일부 병원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늘어나는
수험생환자들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는 그동안 수험준비로 미뤄왔던 소위 "선택적 수술" 등에 환자가 몰리기
때문.

선택적 수술이란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 때문이 아니라 미용과 생활의 편리
를 위해 받는 수술을 말한다.

수능특수 현상이 가장 눈에 띄게 나타나는 곳은 성형외과.

성형외과는 12~1월, 7~8월 등 주로 방학기간 4개월 동안 1년 환자의 거의
대부분을 수술한다.

그래서 "넉달 벌어 1년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

올해도 성형외과는 수능을 끝내고 몰려드는 고3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강남 P병원의 경우 쌍꺼풀과 코성형 수술을 받고자 하는 학생들로 이미
12월 한달치 예약이 다 끝난 상태다.

이같은 예약률은 병원 유지하기에도 급급한 다른 달에 비하면 10배 가까운
수치다.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이 기간을 선호하는 이유는 대학에 진학하면 주변
친구들이 대부분 바뀌어 성형수술 여부를 알아보는 "눈"이 가장 적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새로 태어나기 가장 적합한 때라는 것.

수험생 환자로 호황을 누리는 또 다른 곳은 피부과.

평소보다 20~30% 환자가 늘어났다.

이곳을 찾는 이유도 성형외과와 같다.

예뻐지기 위해서다.

수능 이후 피부과에 오는 환자들은 주로 점을 빼거나 여드름을 치료하는 등
그동안 미뤄놓았던 치료를 받는다.

비교적 여러번 병원을 방문해야 하고 신경도 많이 써야 하는 것이 피부미용
인 탓에 수험생은 비교적 시간이 충분한 시기를 택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이같은 미용관련 시술은 의료보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병원수입은
환자숫자의 배 이상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안과의 문을 두드리는 수험생들도 많다.

물론 이 경우도 눈병 때문은 아니다.

시력교정수술인 라식수술을 받거나 콘택트렌즈 착용에 앞서 정밀 시력검사
를 받기 위해서다.

이밖에도 미뤄놨던 충치치료나 치열교정을 하려는 학생들이 치과에 몰리고
이비인후과에는 편도선 절제수술 의뢰가 늘어나는 등 수능이후 방학을 앞둔
병원들은 남달리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장유택 기자 chang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