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프 스티글리츠 세계은행(IBRD) 수석부총재는 "한국경제가 바닥을
쳤는지에 대해 결론을 내리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며 "모든 경제여건을
감안해 볼 때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적 기대는 성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99년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한 후 기자들과 만난 스티글리츠 부총재는
"아시아위기가 각국내부의 구조적 취약성에 기인한 것은 사실이지만 단기
자금의 급격한 유출입의 폐해도 위기를 증폭시킨 한 요인이었다"며 "이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관련, "일방적인 통제(control)보다는 칠레처럼 조세를 통해
간접규제하는 방식도 방식도 한가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는 언제쯤 바닥을 칠 것으로 보는가.

"경기바닥을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 할 뿐 아니라 이를 거론하는 것도
시기상조다.

중요한 사실은 경기가 언제 바닥을 치느냐 하는 점이 아니라 경기회복
유형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경기회복은 U자형을 보일 수도 있고 V자형이 될 수도 있다.

지속적으로 횡보하는 L자형도 가능하다.

여러가지 여건을 감안해 볼 때 한국경제가 V자형의 급격한 회복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한국경제의 장단점을 지적한다면.

"정치안정이 가장 큰 장점이다.

정부가 개혁에 보다 적극적이라는 면도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

반면 주변 여건이 우호적이지 못하다는 것이 애로점이다"

-단기자금 유출입을 적절히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평소 주장은 어떤 배경
에서 나온 것인가.

"강에 댐이 없으면 산골짜기의 물이 바다로 그냥 흘러가 버린다.

홍수가 날수도 있다.

댐을 건설해 놓으면 홍수나 가뭄을 조절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자금흐름을 조절할 수 있는 장치는 어떤 형태로든 필요하다.

태국 바트화가 폭락하기 전인 작년 5~6월의 가산금리와 위기가 시작된
7월이후의 가산금리를 비교해 보면 엄청난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이는 국제투자자금의 급격한 이동에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같이 단기자금이 예측하기 어렵게 이동하는 것은 경제의 안정적 흐름을
저해한다.

따라서 각국은 처한 여건에 따라 가장 적절한 규제장치를 마련할 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미국과 투자협정 체결을 논의중이다.

미국측은 단기자금에 대해서도 완전자유화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고
한국은 이에대해 유보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

"정책선택은 각국의 특수한 여건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자본자유화에는 득도 있고 실도 있다.

따라서 득실을 종합적으로 따져 한국에게 필요한 선택이 무엇인지 고려해
결정할 문제다"

< 워싱턴=양봉진 특파원 bjnyang@aol.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