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간의 바꾸기(빅딜)가 화제다.

두 회사는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정사실화돼가고 있다.

빅딜업종중 힘겨루기가 가장 심했던 현대그룹과 LG그룹간의 반도체단일화도
종착역을 향해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까지 참석할 예정인 정재계간담회가 7일로 잡혔다.

이 간담회엔 공동정권의 한축인 자민련 박태준 총재도 참석할 계획이다.

"큰 행사"가 될 것같은 분위기다.

삼성자동차 빅딜이 갑작스럽게 알려진 것도 임박한 간담회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뭔가 빨리 매듭지어야 겠다는 분위기가 작용한 듯하다.

기업구조조정이 막바지인 것만은 분명하다.

5대 그룹이 구조조정의 큰 틀을 매듭지어 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어야 하는 시한은 15일.

보름도 남지 않았다.

15일이라는 시한의 상징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업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하다는 국내외의 비판을 긍정적인 평가로 돌려놓기
위해서도 뭔가 아퀴를 짓는 행사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15일을 넘기면 또 어떤가.

15일이라는 시한은 기업과 정부간의 최종 다툼이 길어지더라도 연말을
넘기지 말자는 중간 방어선으로 간주할 수도 있다.

게다가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는다고 해서 구조조정이 완결되는 것도
아니다.

이 약정은 기업경쟁력을 높이기위한 대장정의 시작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정해진 시한에 모든 것을 매듭지은 것처럼 포장하거나 이를 위해
행사나 의식에 너무 집착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고광철 < 경제부 기자 gw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