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60) 신임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 회장은 성격이나 경영 스타일
면에서 부친인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을 빼닮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추진력이나 주위사람을 끝까지 챙겨주는 "보스기질",
재벌 총수로는 믿기지 않는 소탈한 성격 등이 그렇다는 것이다.

장남인 몽필씨가 일찍 타개함에 따라 사실상 장남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 회장이 관장하고 있는 현대정공, 현대자동차써비스, 인천제철,
현대산업개발, 현대강관 등 계열사는 그의 이니셜을 따 "MK사단"으로 불리며
그룹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여기에 자동차 분야까지 총괄하게 됨으로써 그룹내 그의 입지는 더욱
확고해졌다.

정 회장은 그동안 자동차와 상당히 밀접한 캐리어를 쌓아 왔다.

경영수업의 대부분을 자동차 분야에서 받아온데다 갤로퍼.싼타모 등을
생산하는 현대정공을 통해 경영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지난 70년 현대자동차에 입사, 과장, 부장, 이사를 거치며
자동차 부품.자재.영업분야의 현장 경험을 익혔다.

또 74년부터는 현대자동차써비스의 경영을 맡아 당시 매출액 31억원에
불과한 이 회사를 97년말 기준 매출액 5조6천억원의 회사로 키워 내는
사업수완을 발휘했다.

또 그가 창업한 현대정공의 갤로퍼는 7년 연속 지프형 차 판매 1위를 기록,
"갤로퍼 신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들어선 지난해에 비해 6백% 늘어난 6만대의 수출 실적을 올려 화제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창업 과정에서 공장 신축과 동시에 해외 바이어로부터 제품주문을
받아 강한 추진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한편 정 회장의 전면 부상은 기아 입찰과정에서 어느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정 회장은 2차 입찰때부터 현대의 기아 인수에 관여해 3차 입찰을 성공적
으로 이끌어내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또 기아 인수후에도 기아.아시아자동차 인수 작업을 실질적으로 지휘해
왔다.

경복중.고교(34회)를 거쳐 한양대 공업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스포츠에도 관심이 많아 지난 85년 대한양궁협회를 맡아 한국 양궁을
올림픽 금메달 박스로 만드는데 기여해 체육훈장을 받았다.

부인 이정화(59) 여사와의 사이에 1남 3녀를 두고 있으며 이중 장남
의선씨가 정도원 강원산업 부회장의 장녀 지선씨와 결혼, 양가에 혼맥을
맺었다.

< 윤성민 기자 sm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4일자 ).